올림픽 시작 전 “금메달 말고는 필요없다”고 호언장담했던 호시노 센이치(61) 일본야구대표팀 감독이었다. 그러나 노메달로 귀국 기자회견장에 선 그는 “법정의 피고석에 선 기분”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일본 야구계에선 호시노 감독에게 설욕할 기회를 주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래도 믿을 건 호시노 감독 밖에 없다”며 와타나베 가쓰오(82)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단 회장이 호시노 감독의 보호막을 자청했다. 그는 25일 “호시노 감독이 (올림픽에선) 실패했지만, 그 이상의 인물을 나는 알지 못한다. 혹시 (기자들이) 알고 있으면 가르쳐 달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은 12개 프로구단과 일본프로야구조직(NPB)의 협의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요미우리 구단의 모 회사인 요미우리 신문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 내 경기를 주최하는 만큼, 와타나베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사카이 신야(61) 한신 타이거즈 구단주도 “호시노 감독이 내년 시즌에도 한신의 구단주 보좌역(시니어 디렉터)을 계속 맡을 것이다. 월드베이스클래식 감독에 임명되면 올림픽 때와 같은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며 지원사격을 했다.
호시노 감독은 “지금은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인생 자체가 도전이었고, 얻어맞는 만큼 부딪쳐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며 설욕전에 대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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