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다시 5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1만8079명이 모자라던 26일, 잠실·문학·광주 등 3개 야구장에 2만7946명이 찾아들면서, 1995년 이후 13년 만에 역대 두번째 500만 이상 관중 기록을 달성했다. 3월29일 개막한 이후 꼭 481경기 만이다.
이번 시즌 프로야구는 지난 6월20일, 1995년 역대 최소경기(261경기)에 불과 4경기 뒤진 265경기 만에 300만 관중을 기록했다. 374번째 경기(전체 일정의 74%)가 치러진 7월27일, 한달여 만에 1996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400만 관중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달성했다. 9월 500만 달성으로, 올림픽이 열린 8월을 빼면 매달 100만명씩 추가 달성을 기록한 셈이다.
500만 관중 시대를 다시 여는 데는 ‘부산 갈매기’ 롯데의 힘이 절대적이었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번 시즌 롯데의 안방인 사직(55경기)·마산(6경기) 구장을 찾은 팬만 따져도 132만6213명(61경기)이다. 삼성·한화·기아(KIA)·히어로즈 4개 구단 관중을 더한 것(133만9667명)과 비슷한 수치다. 안방 경기 3분의 1에 해당하는 20차례 매진을 기록하면서 프로야구 첫 ‘안방 13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한 시즌 팀 최다관중 기록(126만4762명·1995년 LG)도 다시 썼다. 무엇보다 팬들이 원한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에, 롯데는 8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답했다. ‘외국인 듀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마력과 카림 가르시아의 매력도 팬들을 야구장으로 이끄는 데 한몫했다. 배재후 롯데 운영부장은 “방문경기를 포함하면 롯데가 관중 동원에 250만명 이상 기여했을 것”이라며 “롯데 팬들의 승리에 대한 열망을 달래줬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에스케이(SK)가 인천 지역 첫 7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꼴찌로 부진했던 엘지(LG)를 제외한 7개 팀의 관중이 전년 대비 12~89%까지 증가했다. 2~6위 팀이 시즌 종반까지 치열한 포스트시즌 진출 다툼을 벌이자 팬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올림픽 휴식기 동안 야구 열기가 식을 것으로 우려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대표팀이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면서 야구 열풍은 계속됐다.
프로야구 한 시즌 역대 최다 관중은 1995년 540만6374명. 당시 총 504경기를 치러 매경기 1만727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번 시즌은 26일 현재 한 경기 평균 1만416명꼴로 관중이 들었다. 산술적으론 역대 관중 기록 경신까지 평균 311명이 부족하다.
한편, 이날 두산은 잠실에서 삼성을 1-0으로 꺾고 플레이오프 직행 매직넘버를 ‘4’로 줄였다. 에스케이는 꼴찌 엘지한테 1-3으로 덜미를 잡혀 시즌 80승 고지 등정을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고, 히어로즈는 기아를 5-4로 이겼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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