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라!’
롯데 에이스 손민한(33)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8일 준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삼성에 9점 차로 크게 패한 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예고했던 대로 2차전 선발로 손민한(33)을 발표했다. 1차전에서 롯데는 타선이 9안타를 때리며 그런대로 몫을 했지만, 투수진이 볼넷 포함 26번이나 주자를 내보내면서 무너졌다.
그동안 1차전 승리팀이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5전3선 승제로 치러졌던 플레이오프의 경우를 보면 확률이 85%(20번 중 17번)로 떨어진다. 손민한이 에이스다운 모습으로 롯데에 ‘20%의 가능성’을 잡아줘야 한다.
손민한은 이번 시즌 12승4패, 평균자책 3.38점을 기록 중인 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세계야구클래식(WBC),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것도 강점이다. 이번 시즌 삼성을 상대로도 4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 3.70으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기 7경기에서 3실점 이하가 한 차례밖에 없을 만큼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상대 타율 0.750(8타수6안타)을 기록 중인 진갑용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에니스(29)를 선발로 정했다. 에니스는 한때 “외국인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겠다”며 ‘용병 농사’를 포기했던 선동열 감독을 상대로 2차전 선발의 중책을 얻어냈다. 8월 말 삼성에 합류해 7경기에서 1승3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 3.03점으로 내용이 좋았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1.40(19⅓회 3실점)에 불과하다. 롯데와는 한 번 만나 1패(9월14일)만 기록했지만, 이때도 5회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성은 1차전에서 완승을 거두면서, 선발진보다 더 강점으로 평가받는 구원진의 힘을 충분히 비축했다. 에니스가 흔들리면 곧바로 불펜진을 투입해 승부를 볼 수 있다. 또 선동열식 ‘지키는 야구’의 핵심으로 꼽히는 권혁도 이날 9회 투입돼 1회 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시험 가동을 마쳤다. 부산/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