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의 이승엽이 8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과의 경기 3회말에 상대선발 안도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친 뒤 공을 확인하며 뛰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한신전 2타점 결승타
임창용 한일통산 200S
임창용 한일통산 200S
14년 전 10월8일 하라 다쓰노리(50)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이 해냈던 명승부를 이승엽(32)이 극적으로 재현해냈다. 1994년 10월8일, 하라 감독은 요미우리 현역선수로 정규리그 1위 결정전을 치렀다.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놓고 주니치와 69승60패로 동률 1위. 3루수 겸 5번 타자로 출전한 하라 감독은 당시 안타를 기록하며 역사에 남을 명장면 속 우승의 일원이 됐다.
하라 감독은 8일 한신과의 경기를 앞두고 “10월8일은 요미우리의 날”이라고 선언했다. 한때 13경기나 벌어졌던 승차를 극복하고 공동선두로 맞붙은 한신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예고한 것이다. 그의 애제자 이승엽(32)이 그때 하라 감독과 똑같은 5번 타자로 나와 일을 냈다.
이승엽이 8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과의 시즌 최종 맞대결에서 결승타점을 뽑아내며 요미우리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이 왜 ‘한신 킬러’로 알려졌는지를 한 번 더 증명한 경기였다. 0-0으로 팽팽하던 3회 1사 만루 기회에서 이승엽은 상대 선발 안도 유야(31)의 바깥쪽 슈트를 결대로 밀어쳐 2, 3루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요미우리는 선발 우쓰미 데쓰야(25)의 5⅔회 4안타(6볼넷), 1실점 역투와 9회 크룬의 깔끔한 마무리로 이승엽의 결승타점을 지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이승엽은 2타수1안타(1볼넷·1몸맞는 공) 2타점을 기록했다.
한신과 나란히 81승56패를 기록 중이던 요미우리는 이날 승리를 추가해 1경기 차 앞선 단독선두로 나섰다. 정규리그를 3경기씩 남긴 가운데 요미우리는 센트럴리그 최하위인 야쿠르트(5위) 요코하마(6위)를 상대로 2승만 더 추가하면, 한신에 상대전적이 14승10패로 앞서 있어 리그 우승이 확정된다. 13경기 차 역전 우승은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다.
한편, 임창용(32·야쿠르트 스왈로스)은 같은 날 요코하마와 경기에서 3점 차 앞서던 9회 마무리로 나서 4-1 팀 승리를 지켰다. 세 타자를 공 5개로 막은 임창용은 한국과 일본에서 통산 200세이브째를 달성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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