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꼴찌’ 필라델피아-‘만년 꼴찌’ 탬파베이 23일 WS 격돌
125년 역사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창단 11년째를 맞은 탬파베이 레이스가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다. 얼핏 ‘다윗과 골리앗’처럼 보이지만, 1900년대 이후 꼴찌 기록을 대량 보유한 ‘원조 꼴찌’(필라델피아)와 ‘만년 꼴찌’(탬파베이)라는 점에서 두 팀은 닮은 꼴이다. 똑같이 ‘신데렐라’ 꿈을 꾸는 이유다. 두 팀은 23일 오전 9시(한국시각) 1차전을 벌인다.
필라델피아는 1883년 창단 이후 지난 125년간 딱 한번 우승을 차지했다. 그 사이 역대 리그 최다 꼴찌, 16년 연속 5할 이하 승률, 메이저리그 통산 첫 팀 1만패 등 각종 불명예 기록을 작성했다.
탬파베이도 만만치 않다. 1998년 창단된 이후 열 시즌에서 꼴찌(5위)만 9차례다. 그나마 한번은 4위를 차지해 ‘퍼펙트 꼴찌’를 면했다.
■ 어느 쪽 대포가 셀까 탬파베이는 리그 챔피언결정전 7경기에서만 무려 16개 홈런을 쳐낼 만큼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비제이(B.J) 업튼(7개), 이반 롱고리아(6개), 카를로스 페냐(3개)가 불을 뿜고 있다. 필라델피아쪽 대포는 아직 잠잠하지만, 정규시즌 리그 최다 홈런(214개)을 이끈 홈런왕 라이언 하워드가 도화선에 불을 당겨놓은 상태다.
■ 발야구도 잘해 포스트시즌에서 19번 도루시도에 17차례를 성공시킨 탬파베이의 ‘발야구’ 위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필라델피아의 발도 무시할 수 없다. 필라델피아는 정규시즌에서 136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팀 도루 4위에 올랐다.
■ 첫 경기를 잡아라 필라델피아는 첫 경기에 에이스 콜 해멀스를 낸다. 해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 1.23점의 눈부신 투구를 선보이며, 전승행진을 달리고 있다. 탬파베이는 스캇 카즈미어를 앞세운다.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 4.02점으로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이지만, 필라델피아에 즐비한 왼손 타선이 고려됐다.
■ ‘미스터 퍼펙트’ vs ‘새내기’의 마무리 대결 필라델피아는 올시즌 41번의 세이브 기회를 단 한차례도 실패없이 성공시킨 브래드 릿지(31)가 뒤에 버티고 있다. 탬파베이는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신인 데이빗 프라이스의 어깨를 믿을 수밖에 없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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