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의 김재현이 27일 열린 200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경기 7회말 투런홈런을 친 뒤 관중석의 부인(김진희씨)을 향해 홈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SK, 투·타 고른 활약…승부 원점으로
김성근 감독 절묘한 투수교체 ‘약발’
김성근 감독 절묘한 투수교체 ‘약발’
에스케이 김성근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원인으로 한 박자 느렸던 선발교체, 5회말 득점기회 무산, 잘못 짠 오더로 꼽았었다.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김 감독이 이끄는 에스케이는 1차전과 다른 라인업, 반 박자 빠른 투수교체, 그리고 5회 정근우의 도루에 이은 박재상의 결승 2루타에 힘입어 두산을 5-2로 제압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 희비가른 3번타자 에스케이 3번타자 김재현은 3-2로 앞선 7회말 1사1루에서 두산의 세 번째 투수 임태훈의 2구째 141㎞ 직구를 받아쳐 우중월 쐐기 투런포를 쳐냈다. 4타수 2안타 2타점. 김재현은 전날 4번타순에 기용됐으나, 이날은 3번타자로 나섰다. 1번타자 정근우의 타격감이 좋고, 전날 3번타자로 나섰던 박재홍의 타격감이 좋지않은 데 따른 타순변경이었다. 반면, 시즌 타격왕인 두산 3번타자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1, 2차전 합계 9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 반 박자 빠른 투수교체 김성근 감독은 5회 선발 채병용을 내리고 좌완 정우람을 올렸다. 호투하던 채병용의 투구 수는 77개밖에 되지 않았으나, 두산 첫타자가 좌타자이면서 시즌 중 채병용을 상대로 타율 0.500(10타수 5안타)을 기록했던 이종욱인 것을 고려한 교체였다. 정우람에겐 1~3번 두산 좌타자를 맡기고, 4번 우타자 김동주부터 6회 두산공격이 시작되자 곧바로 우완 윤길현을 내세웠다. 윤길현은 2이닝 5탈삼진의 완벽투를 선보였으나, 김 감독은 8회 또다시 이종욱이 선두타자로 나오자 미련없이 좌완 이승호로 바꿨다. 철저하게 우타자-우투수, 좌타자-좌투수로 갔다. 반면, 두산 김경문 감독은 잘 던지던 우완 정재훈을 7회말 1사1루 좌타자 김재현 타석에서 우완 임태훈으로 바꿨으나, 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 운명의 5회 김경문 감독은 3루수 김동주가 3회와 4회 연거푸 송구실책을 범하자, 과감히 1루수 오재원과 수비위치를 맞바꿨다. 김동주로서는 1998년 프로데뷔 후 첫 1루수비였다. 김 감독의 모험은 오재원이 4회말 1사 1·2루에서 김강민의 직선타를 더블플레이로 연결시키면서 성공하는 듯했으나, 오재원은 5회말 선두타자 정근우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더듬었다. 이후 정근우는 결승득점을 올렸다. 오재원은 2-2 동점이 된 5회초 1사 1루에서 견제사를 당해 아쉬움이 남았다.
1승1패 균형을 맞춘 한국시리즈 3차전은 29일 잠실구장(오후 6시)에서 열린다. 인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양팀 감독의 말 [김성근 SK 감독] 어제보다는 선수들의 긴장감이 없어졌다. 투수들이 스트라이크존 적응을 잘했다. 우리 팀은 선발보다 뒤가 중요한데 이긴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도 잘할 것 같다. 중간에 나온 윤길현은 2년 동안 보는 가운데 제일 잘 던졌다. 그래서 중간에 조웅천이 나오지 않을 수 있었다. 주루사가 두 번 있었던 것은 두산이 우리에 대한 대책이 있는 것 같다. 3차전 선발은 집에 가서 생각해 보겠다. [김경문 두산 감독] 시합 내용은 좋지 않았다. 첫 경기보다 선수들이 더 긴장했다. 방문경기에서 1승1패 목표를 이뤘다. 김동주는 팔이 좋지 않아서 1루 수비로 바꿨다. 대신에 오재원이 3루에서 실책이 많았는데 그동안 1루를 뛰다 보니 3루가 낯설었을 것이다. 3차전에서 김동주가 3루에 나온다. 오늘 시합에서 저쪽 중간계투진이 어떻게 나오는지 봤다. 7차전까지 갈 것이라 생각하고 홈에서 2승1패를 하겠다. 타순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 3차전에서 이혜천이 선발로 준비되어 있다.
‘신들린’ 김재현 이틀 연속 홈런 ‘한국시리즈의 사나이’ 김재현(33·SK)이 돌아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 쐐기 홈런을 포함해 4연승으로 우승을 할 때 김재현은 20타수 5안타(2홈런) 4타점 5득점으로 활약해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고관절에 피가 통하지 않아 선수에게 치명적인 ‘무혈 괴사증’의 고통을 이겨냈고, “한때 야구를 그만둘까도 했지만,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던 그였다. 올해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에스케이의 승리에 기여했다. 전날 1차전에선 2008 한국시리즈 첫 홈런을 터뜨렸지만, 남은 타석에서 2타수 무안타(1볼넷)를 기록했고 팀도 패했다. 그래도 김재현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27일 2차전을 앞두고 그는 “어젠 내가 홈런을 쳤지만 끝이 좋아야 한다. 오늘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김재현은 2-2로 따라잡힌 4회 어린 선수들을 모아놓고 팀을 다독여 하나로 묶는 중심 역할을 했다. 3-2로 살얼음판을 걷던 7회 1사 1루, 타석에 들어선 김재현을 잡기 위해 두산은 임태훈을 냈다. 하루 전 마무리로 쓰려다 아꼈던 ‘필승 카드’였다. 하지만 김재현은 볼카운트 1-0에서 특유의 칼날 같은 방망이 스피드를 앞세워, 가슴 아래께를 파고드는 141㎞짜리 직구를 두들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20m짜리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김재현은 하루 전 2회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최다루타 기록을 세웠다가 같은 날 홍성흔(96루타)이 홈런을 때리면서 역전을 당했는데, 이날 안타와 홈런으로 5루타를 기록하면서 다시 이 부문 1위(98루타)로 올라서게 됐다. 인천/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양팀 감독의 말 [김성근 SK 감독] 어제보다는 선수들의 긴장감이 없어졌다. 투수들이 스트라이크존 적응을 잘했다. 우리 팀은 선발보다 뒤가 중요한데 이긴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도 잘할 것 같다. 중간에 나온 윤길현은 2년 동안 보는 가운데 제일 잘 던졌다. 그래서 중간에 조웅천이 나오지 않을 수 있었다. 주루사가 두 번 있었던 것은 두산이 우리에 대한 대책이 있는 것 같다. 3차전 선발은 집에 가서 생각해 보겠다. [김경문 두산 감독] 시합 내용은 좋지 않았다. 첫 경기보다 선수들이 더 긴장했다. 방문경기에서 1승1패 목표를 이뤘다. 김동주는 팔이 좋지 않아서 1루 수비로 바꿨다. 대신에 오재원이 3루에서 실책이 많았는데 그동안 1루를 뛰다 보니 3루가 낯설었을 것이다. 3차전에서 김동주가 3루에 나온다. 오늘 시합에서 저쪽 중간계투진이 어떻게 나오는지 봤다. 7차전까지 갈 것이라 생각하고 홈에서 2승1패를 하겠다. 타순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 3차전에서 이혜천이 선발로 준비되어 있다.
‘신들린’ 김재현 이틀 연속 홈런 ‘한국시리즈의 사나이’ 김재현(33·SK)이 돌아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 쐐기 홈런을 포함해 4연승으로 우승을 할 때 김재현은 20타수 5안타(2홈런) 4타점 5득점으로 활약해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고관절에 피가 통하지 않아 선수에게 치명적인 ‘무혈 괴사증’의 고통을 이겨냈고, “한때 야구를 그만둘까도 했지만,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던 그였다. 올해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에스케이의 승리에 기여했다. 전날 1차전에선 2008 한국시리즈 첫 홈런을 터뜨렸지만, 남은 타석에서 2타수 무안타(1볼넷)를 기록했고 팀도 패했다. 그래도 김재현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27일 2차전을 앞두고 그는 “어젠 내가 홈런을 쳤지만 끝이 좋아야 한다. 오늘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김재현은 2-2로 따라잡힌 4회 어린 선수들을 모아놓고 팀을 다독여 하나로 묶는 중심 역할을 했다. 3-2로 살얼음판을 걷던 7회 1사 1루, 타석에 들어선 김재현을 잡기 위해 두산은 임태훈을 냈다. 하루 전 마무리로 쓰려다 아꼈던 ‘필승 카드’였다. 하지만 김재현은 볼카운트 1-0에서 특유의 칼날 같은 방망이 스피드를 앞세워, 가슴 아래께를 파고드는 141㎞짜리 직구를 두들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20m짜리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김재현은 하루 전 2회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최다루타 기록을 세웠다가 같은 날 홍성흔(96루타)이 홈런을 때리면서 역전을 당했는데, 이날 안타와 홈런으로 5루타를 기록하면서 다시 이 부문 1위(98루타)로 올라서게 됐다. 인천/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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