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올시즌을 보낸 소감 등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 전성기’ 활약 펼친 박찬호 귀국
내년 WBC 불참 가능성 시사
내년 WBC 불참 가능성 시사
“결국엔 실력이었다.”
박찬호(34·LA 다저스)가 밝은 표정으로 귀국했다. 지난 시즌 한때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야구 인생에 위기를 맞았던 그는 이번 시즌 54경기에서 4승4패2세이브(5홀드), 평균자책 3.40점을 기록하며 부활했다. 직구 최고구속을 시속 150㎞대 중반까지 찍는 등 ‘제2의 전성기’라는 평가를 받으며 가장 의미있는 포스트시즌도 보냈다.
박찬호는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내년 시즌 이적가능성과 세계야구클래식(WBC) 불참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다음 시즌엔 팀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며 “선발로 1년 계약을 원하는 팀이 있다면 내년 시즌을 더 준비해야 한다”며 WBC 불참 가능성을 밝혔다. 올해 다저스에서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간 그는 “다저스가 내년에 나를 선발로 넣을지 의문”이라며 “올해 구원투수와 선발 백업으로 잘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나를 더 원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시즌 전엔 ‘한번 더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수 있을까’ 막막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선을 다해 준비하니 기회가 열렸다”고 했다. 그는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 하는 투구 비결에 대해 △런닝과 점프 위주의 훈련으로 강해진 하체 △건강식품 등 식이요법 △턱관절 치료 등을 꼽았다. 박찬호는 “구속 증가의 비결은 더 세게 던지는 것뿐”이라며 “겨울 훈련과 치료로 허리와 턱 등에 느끼던 통증 부담을 덜면서 전력투구를 하는데 부담이 없어졌다”고 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승패없이 1⅔회(무자책점)밖에 던지지 못했지만, 잇단 승부처에서 등판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던 박찬호는 그간 마음고생도 훌훌 털었다. 그는 “지난해 마이너리그에 있으면서 ‘많은 선수들이 나이가 들면 이렇게 떠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막막했다. 포기하고 싶을 때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