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이 4일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재팬시리즈 3차전 중 더그아웃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다. 사이타마/연합뉴스
일본시리즈 3경기째 침묵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정상을 다투는 무대에서 못내 아쉬운 역할에 그치고 있다. 일본시리즈 3경기 동안 8타수1안타(타율 0.125). 3차례 더 진루를 했지만 모두 볼넷을 고른 덕분이고, 그 사이 삼진을 무려 5개나 당했다. 3차전이 열린 4일 두번째 타석에서 겨우 첫 안타를 쳐냈지만, 시원한 타격 대신 1~2루수 사이 코스가 좋은 덕분이었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 뒤 “변화구를 생각하고 있는데 계속 직구가 들어오더라”고 했다. 이승엽의 ‘수읽기’가 그만큼 노출됐다는 뜻이다. “철저히 바깥쪽 공을 노리겠다”며 경기에 들어선 이날 마지막 타석 땐 몸쪽을 파고드는 공에 삼진을 당했다. 평소 몸에 맞을 듯한 위협구에도 좀체 움추리지 않는 이승엽인데, 정작 변화구가 들어오는 타이밍에 직구를 예상한 듯 공을 피하려는 어정쩡한 자세로 방망이를 돌렸다. 강점으로 꼽히던 ‘수싸움’에서 완패한 셈이다.
클린업 트리오를 이루고 있는 라미레스가 이날 시리즈 두번째 홈런을 터뜨렸고,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는 2차전에서 투구에 왼팔목을 강타당하는 부상을 입고도 쐐기포를 터뜨리면서 이승엽의 부진이 더 도드라지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은 “상대 투수가 좋은 공을 주지 않지만 느긋하게 생각하겠다”며 결정적인 순간의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안타를 여러개 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때 홈런을 쏘아 올리는 게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 거기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내가 때려서 이기는 경기를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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