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이 6일 일본시리즈 5차전이 열리는 세이부돔에서 타격연습을 하고 있다. 사이타마/연합
승엽 일본시리즈 15타석 1안타
‘이승엽 딜레마’다. 일본시리즈 4경기에서 15타석에서 1안타(3볼넷)밖에 쳐내지 못했고, 삼진을 무려 8개나 당했다. 타율은 0.083까지 떨어졌다. 특히 4차전이 열린 5일 경기 땐 첫 타석부터 3연속 삼진을 당했고, 마지막 타석에서도 힘없이 1루로 굴러가는 내야 땅볼로 아웃됐다. 공이 한차례도 내야를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요미우리로선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클린업트리오 가운데 한명이 거둔 성적으로 보기에 치명적인 수준이다. 이하라 하루키 요미우리 수석코치가 4차전 뒤 “내용이 너무 나쁘다”고 말한 대로, 투수와의 승부에서 팽팽한 긴장감없이 눈에 들어오는 공이면 마구 손이 나가고 있다.
이하라 코치는 “공이 앞으로 날아가지 않고 있다. 타순 조정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승엽의 부진을 꼬집었다.
하지만, 그간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다가도 큰 경기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려왔던 이승엽의 자리에 손을 대기도 쉽지 않다. 이승엽 스스로도 “컨디션이 나쁘진 않은데 볼에 손을 댔다”고 말하고 있어, 남은 경기에서 활약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이렇다할 대체 선수가 없다는 점도 걸린다. 장타를 보유해 ‘5번 후보’로 꼽히는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포수 아베 신노스케도 부상 복귀 뒤 아직 정상 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라 다쓰노리(50) 감독은 “2승2패로 균형을 맞춘 만큼 이제부터 힘을 보여줘할 때”라며 뜻밖에 여유를 보였다. 그는 “이승엽에게도 지금부터가 승부다. 볼에 방망이를 휘둘렀을 뿐 이제부터 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