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2)
“남은 2년간 딴 생각 않고 요미우리에 전념”
‘하라 일본팀’ 상대 부담된듯 WBC불참 시사
‘하라 일본팀’ 상대 부담된듯 WBC불참 시사
참담한 처지가 됐다. ‘단기전 승부의 달인’으로 꼽히던 이승엽(32)이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노리던 6년만의 일본시리즈 제패에 찬물을 끼얹은 존재가 됐다. 이승엽은 9일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패한 뒤 “최악의 시즌이었다. 야구를 시작한 뒤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자책했다.
이번 시리즈 부진으로 탄탄대로를 걷던 이승엽의 야구 인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됐다. 이승엽은 당장 내년 3월 열리는 세계야구클래식(WBC) 출전을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5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진 연봉을 받으면서 팀에 제대로 기여를 하지 못한 채 ‘과욋일’을 하는 데 따른 적지 않은 부담을 드러낸 것이다. 게다가, 이 대회에서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될 일본대표팀을 하라 다쓰노리(50) 요미우리 감독이 이끈다는 점도, 무한 신뢰에 답하지 못한 이승엽의 어깨를 무겁게 했을 수 있다.
“요미우리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도전하겠다”던 메이저리그 진출 꿈도 사실상 접었다. 그는 “4년 계약 중 2년을 뛰었는데, 남은 기간 딴 생각하지 않고 요미우리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남은 계약 기간을 채울 경우 35세가 되는 이승엽을 메이저리그 팀이 불러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11일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인 이승엽은 “국내에서 조금 쉰 뒤 내년을 대비해 일찍부터 몸을 만들겠다”고 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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