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아시아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선발 윤석민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전 수훈선수
베이징올림픽 때 “정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더라”던 윤석민(23·KIA)이 더는 아니었다. 8일 세계야구클래식(WBC) 중국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윤석민은 6회 동안 4사구 없이 2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쳐 보였다. 1·4회에 각각 안타 하나만 허용했고, 나머지 4회를 3자 범퇴로 막았다. 20살이던 2006년, 도하아시아경기(4⅔회·평균자책 0.00점)에서 국제무대에 데뷔한 그는 3년 만에 ‘국제용 투수’로 우뚝 섰다.
윤석민은 시속 150㎞의 빠른 직구와 너클커브·팜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다. 변화구인 슬라이더와 속도를 조절하는 체인지업을 동시에 잘 던지는 드문 투수로 꼽힌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맞춰잡는 데 주력했다.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으로 땅볼과 뜬공 아웃을 각각 7개씩 잡으며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까지 투구수를 69개로 조절하는 노련미도 보였다. 삼진은 4개를 잡았다. 윤석민이 제한 투구수(70개)에 맞춰 6회를 막은 덕분에 한국은 투수진의 힘을 충분히 비축했다. 이미 승부가 갈린 7회 정대현(SK·투구수 8개),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즈·2개)이 다음날 일본과의 경기를 대비해 실전 감각을 익혔다.
윤석민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임태훈(두산)의 대타로 긴급 투입돼 금메달 주역이 된 뒤 대표팀에서 ‘제 3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마운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윤석민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승부구로 완벽하게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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