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B조 2위와 2R 첫 경기
9일 일본을 상대로 한 도쿄돔 설욕전은 역대 한-일전 중에서도 특별한 승리로 기록될 만하다.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건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 예선에서 9-0 승리를 거둔 이후 처음이다. 그나마 7년 전 일인데다, 그 사이 한국은 세차례나 ‘영봉패’를 당하면서 투수력에서 일본에 밀렸다.
이번 승리는 메이저리거를 포함한 일본의 최정예 멤버를 상대로 따낸 것이란 점도 특별하다. 이틀 전 한국을 이긴 뒤 “역사적인 대승”이라고 들썩였던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한 경기였다. <산케이 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콜드경기로 승리한 뒤 완봉패 했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으로선, ‘도쿄 참사’라고 불릴 만큼 충격적인 콜드게임 패의 아픔을 씻고 본선 라운드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또 이날 승리로 두 가지 ‘가외 수입’을 챙겼다. 이번 대회는 16개 참가국에 기본 수당 30만달러, 2라운드 진출팀에 40만달러 외에 조별리그 1위에 우승 상금을 준다. 김태균의 천금같은 결승 1타점으로 한국은 우승상금 30만달러(4억6000만원)도 챙겼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되던 일본을 꺾고 조 1위에 오른 것도 값진 수확이다. 패자전이 적용되는 ‘더블 일리미네이션’ 제도를 도입한 이번 대회는 각 라운드 첫경기 승자가 다음 라운드 진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날 승리로 조1위를 챙긴 한국은 오늘 16일 미국에서 열리는 본선 2라운드에서 B조 2위와 맞붙을 수 있게 됐다. 2라운드에서 맞붙게 될 B조에 ‘아마 최강’ 쿠바가 버티고 있어, 상대적으로 쉬운 오스트레일리아, 멕시코를 상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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