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에 이길 때까지 관중을 무료 입장시키겠다는 구단의 배수진도, “내일은 돈내고 야구본다”던 엘지 팬들의 자존심도 소용이 없었다.
엘지가 서울 맞수 두산에 또 졌다.
두산은 20일 프로야구 잠실 경기에서 박명환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엘지를 5-1로 꺾었다. 두산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엘지전 연승 수를 ‘8’로 늘렸고,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21일 경기 무료 입장이란 서비스도 베풀었다.
경기 초반은 긴장감이 흘렀다. 타자들은 타석에서 공을 하나 하나 신중히 보며 투수를 괴롭혔다. 멋진 수비도 여럿 나왔다. 엘지 정의윤은 부상을 무릅쓴 채 담장에 부딪히면서 타구를 잡아냈고, 두산 김동주 역시 육중한 몸을 날려 턱을 땅에 갈면서 안타를 막았다. 5회엔 타석에 들어선 두산 최경환이 몸에 바짝 붙는 공을 두고 엘지 포수 조인성과 실랑이를 벌이자 양쪽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두 팀은 6회까지 1-1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종반으로 접어들자 경기는 두산 쪽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엘지의 실책이 화를 불렀다. 두산은 7회 엘지 한규식의 실책과 손시헌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 기회 때 장원진이 내야땅볼로 역전 점수를 뽑았다. 두산은 8회에도 엘지 구원투수 경헌호를 4안타로 두들겨 3점을 뽑아 승부를 매듭졌다. 두산 박명환은 7이닝 동안 3안타만 내주고 삼진을 8개나 뽑아 5승(무패)을 챙겼다.
대구에서는 심정수가 3경기 연속 결승타점을 올린 삼성이 한화를 4-3으로 꺾었다. 삼성은 1-3으로 뒤지던 7회 진갑용의 2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8회 1사 1, 3루 기회에서 심정수가 역전 중전안타를 쳤다. 문학에서는 현대가 에스케이에 4-0으로 이겼다. 현대 서튼은 5회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짜리 11호 홈런을 날려 동료 이숭용(10개)을 따돌리고 홈런 선두로 나섰다. 기아는 안방 광주에서 손지환의 만루 홈런을 포함해 타자 전원이 득점을 올리는 화력을 뿜어대며 롯데를 10-0으로 잡았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