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김태균
더위에 강한 체질‥ 한여름 맹활약 자신
“더워지면 더 좋아질 겁니다. 땀이 좀 나야 몸이 풀리는 체질이거든요.”
한화 김태균(23)은 지난 7일 롯데와의 경기서 만루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끈 뒤 이렇게 말했다. 도대체 지금보다 얼마나 더 나아진단 말인가? 최근 3경기 김태균의 활약상은 실로 눈부시다.
6, 7일 각각 기아·롯데전 연이틀 결승 만루포를 작렬시킨 데 이어, 8일 롯데전에서도 1-1로 맞선 6회 2타점 결승 적시타로 승부를 갈랐다. 3경기 연속 결승타. 3경기 동안 홈런 3방을 포함해 13타수 5안타(타율 0.384)로 무려 12타점을 쓸어 담았다. 올 시즌 벌써 만루홈런만 3개를 터뜨렸다. 1999년 박재홍(당시 현대)이 세운 한 시즌 최다 만루홈런 기록(4개)에도 바짝 다가섰다.
지난 달까지만 해도 김태균은 극심한 부진에 떨었다. 홈런 타점 등 개인상에 욕심이 컸다. 욕심이 커질수록 몸은 앞으로 쏠렸고, 균형이 급격히 무너졌다. 5월 한때는 1할대에 머문 적도 있었다. 11개 병살타로 ‘김병살’이란 야유를 듣기도 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김인식 한화 감독의 믿음이었다. 김 감독은 단 한번의 타순 조정도 없이 계속 출장시켰다. 개인상에 가 있던 김태균의 마음은 팀 성적으로 돌아섰다. 욕심 없는 방망이는 그제야 제대로 돌았다. 김태균은 “꾸준히 믿고 써준 감독님이 너무너무 고맙다. 그동안 정말 많이 미안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면 언젠가는 하겠지 싶었지 뭐”라며 덤덤히 웃었다.
깔끔하지만 ‘통통한’ 외모 덕에 동료 사이에서 ‘살찐 장동건’으로 불리는 김태균. 한여름 땀은 그를 얼마나 강하게 만들까?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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