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스타탄생…넥센 ‘화수분 마운드’
금민철·고원준·김성현 등 유망주들 ‘릴레이 역투’
김시진 감독 조련 ‘성과’…초반 무너지는 ‘약점’도
김시진 감독 조련 ‘성과’…초반 무너지는 ‘약점’도
‘화수분 야구’. 젊은 유망주들을 키워내기로 유명한 두산에게 붙은 별명이지만, 올 시즌엔 넥센이 이 별명을 가져가도 될 듯하다.
잇단 트레이드로 선수층이 얇아지며 올 시즌 악전고투가 예상됐던 넥센이 ‘화수분 야구’를 선보이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일 현재 18승25패로 순위는 다시 7위로 처졌지만 넥센 유망주들의 5월 활약은 팀의 밝은 미래를 기약한다.
특히 마운드에서 유망주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시즌 초 ‘금동이’ 금민철의 호투가 눈길을 끌더니, 2년차 고원준(20)과 새내기 문성현(19)이 맹활약하고 있다. 3년차 김성현(21)도 2일 두산전에 선발로 나서 6⅔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9년차 중고참 배힘찬(27)도 올 시즌 처음 선발을 꿰차고 2승2패 평균자책점 3.65의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런 화수분 마운드는 역시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김시진 감독 덕분이다. 19일 경기에서 에스케이를 상대로 16-1의 대승을 거두며 노히트노런에 근접했던 오른손 투수 고원준은 김 감독이 발굴한 무서운 신예다. 고원준은 입단 첫해이던 지난해 2군에 머물렀고, 올 시즌엔 1군 중간계투로 주로 등판해 왔다. 그러다가 12일 광주 기아전에 처음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피안타 9탈삼진 1실점의 놀라운 투구로 승리를 따냈다. 이어 19일 에스케이전에선 8회 1사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최연소 노히트노런 기록을 달성할 뻔 했다. 김 감독은 고원준에 대해 “올 시즌 최고의 수확”이라고까지 칭찬했다.
타선에선 유한준(29)이 눈길을 끈다. 유한준은 타율 0.292로 왕고참 이숭용(39)에 이어 팀내 2위이고, 홈런도 6개로 팀내 3위다. 19일 에스케이전에서 프로야구 한 경기 최다타점 타이인 8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과제도 많다. 새내기들이 주도하고 있는 넥센 마운드는 볼넷을 쉽게 내주고, 초반에 쉽게 무너지는 경향도 있다. 넥센은 20일 에스케이를 상대로 볼넷을 무려 12개나 내줬다. 선발 배힘찬에 이어 등판한 박성훈까지 잇따라 볼넷을 기록하며 3회에는 한 이닝 최다볼넷 타이기록(6개)까지 세웠다.
하위권 탈출에 유망주 육성까지 과제가 겹친 김시진 감독의 투수 조련을 앞으로 더 주목해야 할 이유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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