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종훈
20년 현역 은퇴‥내년부터 지도자 수업
“87년 첫안타·99년 우승 가장 기억남아”
“체력적인 문제보다 팀에 제가 꿰차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어요. 그만큼 후배들이 많이 성장했다는 것이죠. 하하~”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장종훈(37·한화·사진)의 목소리는 밝았다. 2군에 머물며 후배 선수들의 타격을 도와주고 있는 그는 15일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한화 구단은 “아직 일정을 정하지 않았지만 최고 스타에 걸맞은 은퇴식과 은퇴 경기를 곧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장종훈은 “오래전부터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20년 동안 해온 일을 그만 두는 것이라 마음과 머리가 아팠다”며 “막상 결정을 내리고 나니 시원하다”고 말했다.
1986년 세광고를 졸업하고 연습생으로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한 장종훈은 배성서 당시 감독의 눈에 띄여 1군에 올라온 뒤 눈부신 ‘연습생 신화’를 써 내려갔다. 1990년부터 92년까지 3년 연속 홈런과 타점 1위에 올랐고, 2차례 최우수선수상(91, 92년)와 5차례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특히 최다 경기출장(1949경기), 최다 안타(1771개), 최다 홈런(340개), 최다 타점(1145점) 등의 기록을 보유해 출전할 때마다 프로야구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엔 체력 저하로 별다른 활약을 못했고, 올 시즌에는 6경기에만 나섰다.
장종훈은 “돌아보니 1987년 4월12일 대전구장에서 처음 타석에 들어서 2루타를 친 일과 99년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이 남는다”며 “돌려드린 것 없이 팬들에게 너무 과분한 사랑만 받고 가는 것 같다.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2군에서 후배들의 타격을 도운 뒤 내년부터 지도자 수업을 쌓을 예정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