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걸
박진만에 밀려 백업요원‥
가끔 나와도 제몫 톡톡히
‘새우.’
삼성 내야수 김재걸(33)의 별명이다. 28인치밖에 안되는 허리 둘레 탓에 얻은 것이지만, 그의 처지와도 꼭 닮았다.
김재걸은 올 시즌 초 주전 유격수로 뛰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3할4푼대 타율로 팬들 사이에서 ‘진짜 4번 타자’, ‘걸사마’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활약은 시한부였다.
팀에는 4년 동안 최대 39억원을 주기로 하고 데려온 박진만(29)이 있었다. 박진만이 팀에 입단할 때 김재걸은 자신이 프로 데뷔 뒤 줄곧 달던 등번호 7번을 양보해야 했다. 지난달 중순 박진만이 손등 부상을 털고 1군에 올라오자 그는 다시 후보선수로 돌아갔다. 2루수도 볼 수 있지만 거기엔 연봉 2억2500만원의 박종호(32)가 버티고 있었다. 연봉 6500만원의 ‘새우’는 수억 연봉의 두 ‘고래’에 치였다.
3할이 넘던 김재걸의 타율은 들쭉날쭉 출장하면서 감을 잃어 2할7푼대로 떨어졌다. 그는 불평하지 않았다. “늘 겸손하고 묵묵히 제몫을 하는데 만족한다”는 구단 직원의 말처럼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경기에 나서면 최선을 다했다. 김재걸은 16일 잠실 엘지전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3-2로 앞서던 9회 2사 만루에서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5타수 2안타 3타점. 실책이 1개 있었지만, 6회 이종열의 강습 타구를 몸을 비켜 틀며 반사적으로 걷어내는 걸작 수비로 만회했다. “‘공·수·주’를 다 갖춘데다 감각도 뛰어난 선수에요. 후보로 쓰기는 참 아깝지만 다른 팀에 절대로 내 줄 수 없는 요긴한 선수이기도 하고요. 팍팍 좀 잘 먹어서 체력만 받쳐주면 더 좋겠는데….” 박흥식 삼성 코치의 말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3할이 넘던 김재걸의 타율은 들쭉날쭉 출장하면서 감을 잃어 2할7푼대로 떨어졌다. 그는 불평하지 않았다. “늘 겸손하고 묵묵히 제몫을 하는데 만족한다”는 구단 직원의 말처럼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경기에 나서면 최선을 다했다. 김재걸은 16일 잠실 엘지전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3-2로 앞서던 9회 2사 만루에서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5타수 2안타 3타점. 실책이 1개 있었지만, 6회 이종열의 강습 타구를 몸을 비켜 틀며 반사적으로 걷어내는 걸작 수비로 만회했다. “‘공·수·주’를 다 갖춘데다 감각도 뛰어난 선수에요. 후보로 쓰기는 참 아깝지만 다른 팀에 절대로 내 줄 수 없는 요긴한 선수이기도 하고요. 팍팍 좀 잘 먹어서 체력만 받쳐주면 더 좋겠는데….” 박흥식 삼성 코치의 말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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