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적
기아, 롯데전서 사상 첫 ‘한이닝 사이클링 홈런’도…SK는 4연패 탈출
‘이용규의 날’이었다. 기아 이용규가 한 이닝에 3점홈런과 만루홈런을 잇따라 쳐내며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한 이닝 7타점 신기록을 썼다. 역대 한 이닝 최다 타점은 5타점으로, 1988년 정구선(롯데)과 1999년 이승엽(삼성), 김인호(현대), 최훈재(두산)가 기록한 바 있다. 이날 이용규는 8타점으로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 기록도 세웠다. 기아는 또 프로야구 최초로 한 이닝 팀 사이클링 홈런도 기록했다.
기아는 29일 사직 롯데전에서 불방망이를 앞세워 진기록을 세우며 12-5의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일등 공신은 단연 이용규였다. 발 빠른 교타자인 그는 이날 시즌 첫 홈런을 ‘1이닝 2홈런’으로 장식하는 깜짝쇼를 펼쳤다.
이용규는 0-0이던 3회초 무사 1, 2루에서 롯데 선발 이재곤의 135㎞짜리 싱커를 받아쳐 우월 선제 3점홈런을 날렸다. 이용규는 타순을 돌아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서 바뀐 투수 이정민의 3구째 148㎞의 빠른 직구를 걷어올려 우월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순식간에 10-0을 만드는 순간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페르난도 타티스(세인트루이스)가 1999년 박찬호(당시 LA 다저스)를 상대로 한 이닝 만루홈런 2개의 진기록으로 한 이닝 8타점을 작성한 바 있다. 5타수 4안타 2홈런 8타점으로 펄펄 난 이용규는 “홈런 타자가 아니라서 첫 홈런 뒤에도 욕심내지 않고 최대한 출루하겠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기뻐했다.
기아는 3회초 이용규(3점·만루), 채종범(2점), 최희섭(솔로)의 홈런포로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초로 한 이닝 팀 사이클링 홈런도 작성했다. 한 경기 팀 사이클링 홈런도 이번까지 13번에 불과하다. 기아는 또 3회초 13명의 타자가 나서 8타자 연속 안타 타이 기록(통산 8번째)도 세웠다.
기아 선발 양현종은 폭발적인 타선의 지원에 힘입어 13승째를 거두며 류현진(한화)과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선두 에스케이는 잠실 방문경기에서 엘지에 0-3으로 뒤지다가 5-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3-3 동점이던 9회초 정근우의 좌익선상 2루타와 안치용의 우익수 희생뜬공으로 승부를 갈랐다. 이겼다면 롯데를 제치고 승차 없이 4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엘지는 뒷심 부족으로 기회를 날렸다. 엘지와 롯데는 30일부터 사직에서 주말 3연전을 치른다.
대전에서는 삼성이 선발 차우찬의 6이닝 2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9-2로 꺾고 3연승 기세를 올렸다. 넥센과 두산은 12회 연장 끝에 2-2로 비겼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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