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지 이성열이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전에서 2루 훔치기에 성공하고 있다. 부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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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전 7이닝 무실점 두산 4-2 승리 견인
다승·탈삼진·방어율 2위 “3관왕 고지 저기” ‘KKKKK KKKK.’ 서울 잠실야구장 외야 관중석에서 이어지던 케이(K)자는 9개에서 멈췄다. 케이는 스트라이크 아웃을 뜻하는 야구 기호. 그 아래엔 ‘27 철옹성 박명환!’이라고 적힌 펼침막이 있었다. 두산 에이스 박명환이 완벽한 투구로 지난해 9월8일 이후 10연승과 함께 올 시즌 9연승을 달렸다. 롯데 손민한(10승)에 이어 다승 단독 2위에 오른 박명환은 평균자책도 2.26으로 낮춰 이 부문 1위 배영수(삼성·2.17)를 바짝 추격했다. 탈삼진 역시 80개로 이용훈(롯데·84개)에 이어 2위가 됐다. 박명환은 19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와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삼진을 9개나 뽑으며 3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져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40승 고지에 오르며 선두 삼성에 반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박명환은 4회를 빼곤 이닝마다 삼진을 뽑았다. 한화 타자들이 반반씩 섞여 들어오는 최고 시속 150㎞의 직구와 138㎞의 슬라이더를 쳐내기란 버거운 일이었다. 박명환은 “오늘은 몸쪽 슬라이더가 잘 먹혔다”며 “포심(four seam) 체인지업을 올 시즌 새로 익혔기 때문에 후반기 배영수·손민한과의 승부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박명환의 호투를 등에 업은 두산은 2-0으로 앞선 8회 2사 만루에서 홍성흔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 승리를 확정했다. 대구에서는 에스케이가 삼성을 10-3으로 대파하고 삼성을 안방 6연패의 늪에 빠뜨렸다. 에스케이 선발 고효준은 5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고, 타자들은 홈런 3개를 포함한 장단 11안타로 삼성 마운드를 두들겼다. 사직에서는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엘지가 박용택의 결승 홈런으로 롯데를 7-6으로 꺾었고, 군산에서는 기아가 현대를 5-4로 누르고 1999년 4월11일부터 이어지던 군산 현대전 7연패를 끊었다. 김동훈, 잠실/성연철 기자 cano@hani.co.kr
9K 비결은 ‘양배추 모자’ 현장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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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화-두산전이 열린 잠실야구장. 3회 역투하던 두산 선발 박명환의 모자가 벗겨지며 양배추 껍질이 툭 떨어졌다. 박명환은 떨어진 양배추 껍질을 툭툭 턴 뒤 모자와 함께 다시 썼다. 관중은 의아했지만, 나중에 궁금증이 풀렸다. 바로 양배추의 냉방 효과 때문이다. 박명환은 경기 뒤 “이거 쓰면 체감온도가 한 10도는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명환은 지난해부터 여름이면 양배추를 쓰고 마운드에 올랐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부인이 어디서 듣고 제안하면서부터였다. 박명환은 이날도 집에서부터 쓰기 좋게 한 겹 한 겹 벗긴 양배추를 아이스박스에 넣어와 이닝마다 바꿔 썼다. 강병철 경기감독관은 “특별히 나쁜 의도를 갖고 양배추를 쓴 게 아니라서 규정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혹시 상대팀이 의견을 내면 한번 검토는 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환은 양배추 덕인지 삼진을 9개나 낚으며 ‘시원하게’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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