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 7회말 2사뒤 125m짜리 2점포
초구에만 6개…‘노려치기’로 대기록
초구에만 6개…‘노려치기’로 대기록
‘딱!’ 경쾌한 소리를 내며 날아간 공이 열광하는 외야 관중들 사이에 떨어졌다. 롯데 이대호가 국내 프로야구 29년 역사상 최초로 7경기 연속 홈런을 쳐낸 순간이었다.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 이대호는 4-7로 뒤지던 7회말 2사 1루에서 삼성 ‘불펜의 핵’ 안지만의 시속 148㎞짜리 초구 몸쪽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대형 2점 홈런을 날렸다.
7경기 연속 홈런 기록은 한국 최다 연속 홈런 신기록으로, 기존 기록은 1999년 이승엽(삼성) 등 3명이 기록한 6경기다. 이대호는 또 일본 프로야구 최다인 7경기 연속 홈런과도 타이를 이뤘다. 이대호는 13일 기아를 상대로 미국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인 8경기 연속 홈런에 도전한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 솔로 홈런을 친 뒤 7경기 연속 홈런을 이어간 이대호는 7경기 동안 친 홈런 7개 가운데 6개가 초구, 1개가 2구일 정도로 노려치기에 강했다.
이대호는 아울러 시즌 36호 홈런으로 이 부문 1위도 질주했고, 1999년과 2001년 펠릭스 호세가 가지고 있던 롯데 선수의 한 시즌 팀 최다홈런 타이기록도 세웠다. 또 14경기 연속 득점으로 역대 최다 기록(2007년 박현승)과 타이가 됐다. 이대호는 경기 뒤 “초구를 노렸는데 예상대로 직구가 들어와 홈런을 칠 수 있었다”며 “신기록이지만 팀이 져서 기쁘진 않다. 내일 기아전에서도 홈런을 의식하지 않고 이기기 위해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롯데는 이대호의 투런 홈런에 이어 강민호가 7-7 동점을 만드는 백투백 솔로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삼성은 9회초 2사 만루에서 신명철과 진갑용의 연속 안타로 10-7로 승리하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롯데 조성환(5타수 5안타)과 삼성 박석민(4타수 3안타 1볼넷)은 나란히 3루타가 빠져 사이클링 안타를 놓쳤다.
기아는 선발 로만 콜론의 6이닝 4피안타 3실점 호투와 나지완의 역전 3점 홈런 등 4타수 2안타 4타점 활약을 앞세워 한화를 5-3으로 꺾고 4위 롯데와의 승차를 3경기로 좁혔다. 문학 경기(SK-LG)는 비로 취소됐고, 잠실 경기(두산-넥센)는 2회 노게임 선언됐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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