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의 순간 롯데의 이대호가 1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기아전에서 상대 투수 김희걸을 상대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연속 경기 홈런 세계 기록을 9로 바꾸고 있다.
공 주운 관중, 에어컨 거절…경매 계획
이승엽 ‘1억2천만원’ 기록 훌쩍 넘길듯
이승엽 ‘1억2천만원’ 기록 훌쩍 넘길듯
이대호의 세계 신기록인 9경기 연속 홈런공을 주운 이가 “기증하지 않고 경매에 부치겠다”고 밝히면서 ‘기록 공’의 가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광주구장 롯데-기아전에서 역사적인 홈런공을 주운 임아무개(30·광주 광산구 신가동)씨는 “시즌 뒤 경매에 내놓겠다”며 롯데 구단이 공을 기증하면 주겠다는 에어컨을 거절했다. 롯데는 7경기 연속 홈런 당시 공 기증자에게 사이판 전지훈련 참관권(2인·500만원 상당)을 증정했고, 8경기 연속 홈런공에는 에어컨(80만원 상당)을 선물했다.
그러면 9경기 연속 홈런공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승엽의 기록공 경매 결과에 견줘보면, 최소 1억2000만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평가다.
국내에서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공은 이승엽이 2003년 6월22일 삼성-에스케이전에서 기록한 아시아 최연소 300호 홈런공으로, 1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공을 기증받는 조건으로 삼성 구단이 제시한 대가는 29인치 완전평면 텔레비전과 이승엽 친필 사인볼, 시즌 남은 경기 입장권과 다음 시즌 연간회원권(도합 100여만원 상당)이었다. 석달 뒤 이승엽의 아시아 타이기록이었던 시즌 55호 홈런공이 경매에 부쳐져 1억2500만원까지 값이 뛰었다. 그러나 홈쇼핑 채널에서 생중계되며 화제를 모았던 이 경매는 낙찰자가 입금을 하지 않아 유찰되며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어 아시아 신기록인 시즌 56호 홈런공은 구단 관계자가 잡은 덕분에 경산 볼파크 전시장으로 직행했다. 구단은 그에게 최신 휴대전화와 종신회원권(1700만원 상당), 순금 56냥짜리(당시 시가 3500만원) 모형 야구공을 선물했다. 이승엽이 2006년 일본에서 기록한 한·일 통산 400호 홈런공은 외야석에 있던 상대팀 한신 팬이 다시 경기장 안으로 던져버린 덕분에 이승엽에게 돌아왔고 현재 삼성 구단이 전시중이다.
경매가 활발한 미국에선 기증하는 일이 드물다. 사상 최고가는 1998년 마크 맥과이어(당시 세인트루이스)의 시즌 최다홈런인 70호 홈런공으로, 무려 300만5000달러(36억여원)에 팔렸다. 다음은 배리 본즈(당시 샌프란시스코)가 2004년 기록한 통산 700호 홈런공이 80만4000달러(9억4000여만원)에 낙찰됐다. 세번째도 역시 배리 본즈로, 2007년 756호 홈런이 75만2467달러(8억8000여만원)에 팔렸다. 올 2월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의 2007년 최연소 500호 홈런공이 경매에 나와 10만3579달러(1억2000여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문적으로 공을 수집하는 ‘공 사냥꾼’(Ball Hawk)도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특집기사에서 “선수 기록과 타구 패턴 등을 꼼꼼히 분석하는 전문 공 사냥꾼들은 희망자들을 훈련시키고 경기당 500달러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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