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규칙위 ‘이물질’ 결론
박명환 “다음부턴 안쓸것”
“이거 해외 토픽감으로 나가는 거 아니에요? ”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회의가 진지해서 진땀을 뺐다”고 했다. 21일 케이비오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규칙위원회를 열어 “야구 원칙에 따라 양배추를 이물질로 봐 앞으로는 경기 중 쓸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단, 의사가 의료행위에 필요하다고 처방을 내린 이물질은 총재의 사전 허가를 얻은 뒤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결정에 따라 박명환(두산)은 앞으로 양배추를 쓸 수 없게 됐다. 박명환은 19일 두산-한화의 잠실경기에서 더위를 식히려 모자 아래 양배추를 쓰고 나왔다가 투구 도중 떨어지는 바람에 이물질 사용 논란에 휩싸였다.
애초 규칙위원회 분위기는 ‘뭘 이런 걸 갖고…’라는 분위기였단다. 하지만, 논의 도중 갖가지 개연성있는 ‘만일의 경우’가 튀어나오며 심각해졌다. “만일 포스트시즌처럼 결정적인 순간 타자가 양배추 때문에 타격이 방해 받았다고 항의하면, 만일 팀 전원이 양배추를 쓰고 나온다면, 만일 양배추가 아니라 콩이 더위를 식히는 효과가 더 좋아 쓰고 나왔다가 와르르 쏟아져 버리면 그때 가서 어떻게 할 겁니까?”
‘양배추’ 회의는 1시간30분이나 이어졌고, 결론은 원칙 준수로 났다. 박명환은 “원래 다음부터는 (양배추를) 쓰지 않으려고 했다”며 “나로 인해 규칙이 정리됐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양배춧잎은 ‘본의 아니게’ 규칙을 재정비시키며 야구 발전에 이바지한 셈이 됐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양배추’ 회의는 1시간30분이나 이어졌고, 결론은 원칙 준수로 났다. 박명환은 “원래 다음부터는 (양배추를) 쓰지 않으려고 했다”며 “나로 인해 규칙이 정리됐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양배춧잎은 ‘본의 아니게’ 규칙을 재정비시키며 야구 발전에 이바지한 셈이 됐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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