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선 감독 내년 시무식 준비해와…본인도 ‘용퇴발표’ 몰랐을수도
류중일 신임 감독 “아침에 통보받고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류중일 신임 감독 “아침에 통보받고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계약기간을 4년이나 남긴 삼성 선동열(47·사진) 감독이 전격적으로 물러났다. ‘사실상 해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선동열 감독이 용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류중일(47) 1군 작전코치를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그러나 감독이 된 2005년부터 2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리고 지금까지 준우승 한 차례, 4강 한 차례 등 탁월한 업적을 이뤄온 선 감독의 ‘용퇴’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삼성 송삼봉 단장은 “선 감독이 12월 중순 스스로 용퇴를 건의했으며, 내부 보고와 절충을 거친 끝에 젊고 활기찬 구단으로 쇄신하자는 차원에서 받아들인 것”이라며 “차기 감독으로 류중일 전 코치를 추천한 것도 선 감독”이라고 설명했다. 또 “야구단이란 게 사장, 단장, 감독이 삼위일체가 돼서 움직이는 것”이라며 “사장과 단장이 바뀌고 (선동열 감독 혼자) 남았는데,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달 들어 선 감독과 해태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김응용 사장과 김재하 단장이 퇴임했고, 삼성에스디에스(SDS) 사장을 지낸 김인 사장과 송삼봉 단장이 취임했다.
하지만 ‘전격 경질’을 결정한 것은 사실상 구단의 의사로 보인다. 선 감독이 내년 시즌 구상과 다음달 3일 열리는 시무식 준비를 해왔으며, 본인조차 이날 용퇴 발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 감독은 이날 전화를 받지 않다가 오후께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침에 이수빈 구단주, 김인 사장과 함께 동석한 자리에서 얘기를 들었다. 삼성그룹이 젊게 바뀌는 시점에서 나 또한 함께 물러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치진들도 감독의 ‘용퇴’에 대해 전혀 몰랐다. 류중일 신임 감독은 “오늘 10시에 사장님께 통보를 받고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현역 감독 최연소의 젊은 감독인 선 감독은 근래 선수단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팀 쇄신에 앞장섰다. 삼성은 지난해 시즌중 5년 재계약을 맺으며 선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인 터다.
전 삼성구단 관계자는 “성적 문제는 아니고 지역 정서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태 출신인 선동열 감독이 대구에서 삼성 사령탑을 맡은 데 대해 팬들과 지역 인사들의 말이 많았고, 삼성 주변에서도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 감독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른 야구 관계자도 “자진 용퇴라면 소도 웃을 일”이라고 일축했다. “김응용-선동열로 이어지면서 지역 팬들이 반발한데다, 팀 컬러가 공격야구에서 지키는 야구로 바뀌어 팬들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류중일 신임 감독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한양대를 거쳐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해 온 프랜차이즈 스타다.
선동열 감독은 남은 4년의 계약기간 동안 삼성 구단 서울사무실에서 운영위원을 맡게 된다.
정유경 김연기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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