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조정위, 롯데 손 들어줘…6억3천만원 결정
이대호(사진)가 졌다. ‘7억 연봉’을 두고 소속 구단 롯데와 줄다리기 끝에 연봉 조정 중재 절차를 밟았지만 조정위원회는 6억3000만원을 제시한 구단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연봉조정위원회를 열고 이대호의 2011년 시즌 연봉을 6억3000만원으로 결정했다. 지난 10일 한국야구위원회에 연봉 조정 신청을 낸 이대호는 지난 시즌 9경기 연속 홈런 세계기록을 세운 데 이어,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에 오르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한 만큼 리그 최고 연봉인 7억원으로 자존심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7억원은 2010년 기준 리그 최고 연봉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두산의 김동주가 받았던 액수다. 구단은 2003년 이승엽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기 전에 받았던 최고 연봉과 같은 액수인 6억3000만원이 타당하다고 맞섰다. 이날 조정위원으로는 이상일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과 최원현 한국야구위원회 고문변호사, 김종 야구발전연구원 원장, 김소식 전 대한야구협회 회장, 야구 해설가 박노준씨 등 5명이 참석했다.
프로야구에서는 연봉 조정 신청 제도가 도입된 1984년 이후로 이대호를 제외하면 19번의 연봉 조정 심판이 열렸지만, 조정위원회는 18차례 구단의 손을 들어줬다. 선수 요구액이 받아들여진 것은 2002년 유지현(당시 엘지)의 경우가 유일했지만, 구단과 갈등 끝에 스프링캠프에 늦게 합류했고 2년 만에 결국 이른 은퇴를 결정하는 등 후유증도 있었다. 결과를 접한 이대호는 “누구를 위한 조정위원회인지 모르겠다”며 낙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액이 받아들여진 롯데로서도 상처뿐인 승리를 안았다. 최고 간판스타와 연봉 문제로 옥신각신을 벌이며 팬들에게 인심을 잃은 탓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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