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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첫 꼴찌 위기 ‘타이거즈’ 맏형 이종범

등록 2005-08-30 18:33수정 2005-08-31 00:00

“야구선수 안 했으면요? 다른 종목 운동 선수했겠죠. 아니면 뭐 조폭도? 하하.” 알록달록 ‘야리꾸리’한 쫄티가 이 말 뒤 눈에 들어왔다. 김진수 기자 <A href=\"mailto:jsk@hani.co.kr\">jsk@hani.co.kr</A>
“야구선수 안 했으면요? 다른 종목 운동 선수했겠죠. 아니면 뭐 조폭도? 하하.” 알록달록 ‘야리꾸리’한 쫄티가 이 말 뒤 눈에 들어왔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후배들 조금만 더 열심히 했더라면…”
“참 세상살이가 마음대로 되지는 않네요. 허~ .”

팀의 맏형인 그는 답답해 했다. 또 초연하려 했다.

비오는 25일 오후 서울 청담동. 프로야구 기아 서울 숙소에서 이종범(35)을 만났다. 기아는 1982년(해태 시절 포함) 이후 처음 꼴찌의 위기에 몰려있다.

성적부진에 시즌내내 전전긍긍

“시즌 내내 전전긍긍한 것 같아요.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돼서 꼴찌에 몰린 것인지 돌아봐도 잘 모르겠어요. 잦은 역전패가 고비마다 팀을 주저앉힌 게 큰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너무 후배들을 편하게 대해줬나, 잘못 이끌었나’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최고참으로서 큰 책임을 느낍니다.”

34차례의 역전패. 한 번 가라앉은 분위기는 팀을 초조하게 만들었고, 웃음을 없앴단다. 고참급 선수들도 경기에서 송구할 때 손이 곱아들었다고 했다. 신인 시절이던 1990년대 중반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찬사를 들으며 팀을 3차례나 우승시켰던 ‘천재’는 후배들에게 아쉬움이 큰 듯했다.

“프로는 목표의식을 갖고 제가 알아서 운동하는 거죠. 저 신인 때처럼 못하면 맞기도 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에요. 요즘 자유계약으로 수십억 대박을 터뜨린 걸로 만족하고 마는 후배들이 많아요. 제 기준으론 50점 이상을 줄 만한 선수들을 떠올리기 어려워요. 예전 선배들 생각하면 막말로 ‘나는 정말 나이 먹어 복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 이종범은 다시 시즌 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따끔하게 기합을 주더라도 좀더 후배들을 다그쳐서 꼴찌에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올 시즌엔 힘이 빠졌다. 결정적일 때 한방을 쳐 주지 못했다. 29일까지 타율은 0.302지만 타점은 30점(5홈런)에 그쳤다. 이름값엔 못 미치는 기록이다. 그는 “팀 생각, 자책감 등으로 타석에서 머리가 복잡했다”고 했다.

2006년 FA…“43살까지 뛸수있데요”


90년대, 아직 지역이 지배하던 ‘무늬만 프로야구’ 시대의 천재 선배는 2000년대 비로소 돈이 중심이 된 ‘진짜 프로야구’ 시대의 후배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뱉어낸 격한 말들과 달리 그는 “코치와 선수의 구실이 따로 있다고 느껴 말을 아꼈다”며 “솔직히 어떻게 후배들을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올 시즌 뒤 자유계약(FA) 선수가 되는 그의 생각을 떠 봤다. 말을 아꼈다. 다만 “어린 선수도 아니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기회라 여러가지를 심사숙고하겠다”고만 했다. 은퇴에 관해선 “도루만 무리해서 하지 않는다면 43살까지도 할 수 있다는 트레이너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둘러 답했다.

“아직 끝난 거 아니잖아요. 내년도 있고 내후년도 있잖아요. 개인 목표요? 일본에 갔다온 공백 탓에 쌓아놓은 제 개인 기록은 없더라고요. 은퇴까지 안 아프고 뛰는 게 제일 큰 바람이죠.”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최현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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