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방’ 서 ‘기동력’ 으로 성공변신…엘지 ‘신바람’·기아 ‘근성’ 잃고 추락
‘호쾌한 타격’의 삼성, ‘투수 왕국’ 현대, ‘신바람’ 엘지, ‘근성’의 기아….
프로야구 각 팀엔 저마다 색깔이 있다. 그런데 올 시즌엔 몇몇 팀의 ‘변색’이 두드러진다.
대포 줄고 발 빨라진 삼성= 삼성의 이미지는 화끈한 타격이었다. 하지만 ‘지키는 야구’를 강조한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해, 팀 색깔이 확 바뀌었다. 홈런이 급격하게 줄었다. 8월31일까지 91개로 5위에 그치고 있다. 이 부문 1위 한화보다 44개나 적다. 장타율 역시 0.385로 6위. 3할을 넘는 타자도 박한이(0.300) 뿐이다. 대신 꼴찌를 도맡아 하던 도루는 공동 5위(83개)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1위를 했던 평균자책은 3.69로 3위다.
재활 다이너마이트 공장 한화= 믿음말고 김인식 한화 감독이 중요하게 여기는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하드웨어’다. 기본자질을 갖춘 선수는 언젠가 해낸다고 본다. 조성민-브리또-조원우-김인철…. 김 감독의 지론은 외면당했던 선수들을 살렸다. 한화는 대포군단으로도 거듭났다. 팀 홈런이 135개로 단연 1위다. 홈런 5걸 안에도 이범호(2위·25개) 데이비스 이도형(이상 5위·21개) 등 3명이나 자리잡고 있다. 장타율 역시 0.432로 1위다.
무너진 투수 왕국…톱니바퀴 야구 현대= 2002년 조용준부터 이동학 오재영 등 내리 3년을 투수 신인왕을 내며 해가 지지 않는 투수왕국으로 군림한 현대. 하지만 올 시즌은 스타일을 구겼다. 정민태(2패·평균자책 4.50) 김수경(7승7패·5.76) 오재영(1승9패·5.69)의 부진 탓에 팀 평균자책 6위(4.78)로 내려 앉았다. 실점도 594점으로 가장 많다. 실책 수 역시 94개로 1위를 기록해 한국시리즈를 2연패 한 쫀쫀한 ‘조직력의 야구’에도 흠이 생겼다.
신바람 실종 엘지, 근성 사라진 기아= 나란히 7, 8위로 처진 엘지와 기아는 시즌 내내 이렇다 할 반등 없이 주저앉았다. 엘지는 2차례 6연승을 했지만 곧바로 연패 늪에 빠지며 제대로 신바람을 못 냈다. 근성을 자랑하던 기아 역시 35차례나 역전패를 당하며 4월 중순 넘어서는 7위 위로 뛰어 오르지 못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