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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CCTV 감시는 인권침해”…인권위, 선수통제 관행에 경고

등록 2015-03-11 19:11수정 2015-03-11 22:01

“스포츠계 관행 한 단면 보여줘”
KBO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 주문
롯데 “겸허히 받아들인다” 사과

성과에 집착해 선수인권 뒷전
“인권침해 근절 계기 돼야” 지적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11일 지난해 롯데 구단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선수 감시’ 사건에 대해 “헌법상 사생활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했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는 “롯데 대표이사와 운영매니저가 선수들이 묵는 8개 숙소에 직접 협조를 요청해 운영매니저가 화면을 돌려보고 그 결과를 구단에 지속적으로 보고했다. 이는 명백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롯데 구단은 지난 시즌 개막 직후인 4월부터 2개월간 원정경기 숙소에 있는 시시티브이로 24시간 선수들의 출입 상황과 특이사항을 파악해 구단 지도부에 보고했다. 프로 구단이 프로 선수들을 상대로 경기력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생활까지 감시한 것이어서 파장은 컸다.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는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는 인권위의 ‘스포츠 인권 가이드라인 권고’를 토대로 선수 인권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경우 리그 전체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로 보고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 구단도 “깊이 반성하는 자세로 인권위의 발표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선수단 인권 보호에 앞장서는 모범적 구단이 되기 위해 관련 교육 시행과 현장 실천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사과문을 내놨다.

국내 스포츠계의 선수 인권침해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관행과 효율’이라는 명목으로 선수들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통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엘리트 체육 중심의 성과주의를 앞세우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수시로 불거졌다. 진학 문제가 걸린 학교 스포츠뿐 아니라 프로 스포츠에서도 ‘성과 극대화’라는 명분으로 선수 인권이 뒷전인 경우가 최근에도 잦았다. 여자농구 우리은행 김광은 전 감독의 라커룸 선수 폭행(2011년), 여자축구 박은선에 대한 타 구단 감독들의 성별검사 논란(2013년), 박종환 전 프로축구 성남 감독의 경기 중 선수 폭행, 프로농구 유재학 모비스 감독이 선수 입에 테이프를 붙인 사건(이상 2014년)이 모두 최근 5년 사이 벌어진 일이다. 인권위도 “(롯데 사건은) 프로야구뿐 아니라 우리 스포츠계 전반에서 선수의 인권 보호보다 선수에 대한 효율적 관리와 통제를 우선시하는 관행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스포츠계에서는 이번 인권위 결정을 인권침해 행위를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프로야구 출범 35년이 지났는데도 전근대적이고 부당한 구단 운영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며 “구단이 성적 향상을 위해 선수 인격과 인권을 무시한 채 불법적으로 선수단을 관리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택 스포츠문화연구소장(국민대 체육학과 교수)은 “일부 구단이나 지도자가 선수들의 사생활뿐 아니라 생각까지 지배할 수 있다는 해묵은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스포츠에서 룰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구단과 지도자들도 어떤 명분으로도 선수 인권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를 최우선으로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재 최우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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