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 ‘상남자’ 에릭 테임즈(31·밀워키 브루어스), ‘몬스터’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가 오는 26∼28일(한국시각)을 ‘선수 주말’(Players Weekend)로 지정하고, 이 기간에 열리는 경기에 선수들 유니폼 상의 등에 별명을 부착한다고 10일 엠엘비(MLB)닷컴이 전했다.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는 ‘tokki1’(토끼1)이라는 별명을 선보인다.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 ‘출루 짝꿍’ 조이 보토(34)는 ‘tokki2’(토끼2)를 달고 뛴다. 2013 시즌 당시 추신수는 0.423, 보토는 0.435의 출루율로 나란히 4할 이상을 기록하며 2005년 뉴욕 양키스의 제이슨 지암비(0.440)와 알렉스 로드리게스(0.421) 이후 처음으로 ‘출루율 4할 듀오’의 인연을 맺었다.
당시 보토는 추신수에게 “당신은 나의 토끼”라며 “개 경주에 가면 개들 앞에 모형 토끼가 트랙을 도는데, 개들은 절대 그 토끼를 잡을 수 없다. 나는 당신을 따라잡지는 못하겠지만 계속 뒤쫓겠다”는 겸손한 마음을 전했다. 보토는 또 추신수에게 토끼(rabbit)를 한국어로 뭐라고 부르느냐고 물었고, 추신수는 토끼(tokki)라고 알려줬다. 이들은 당시 우정을 떠올리며 ‘토끼 1호’, ‘토끼 2호’라는 별명을 달기로 했다.
국내 프로야구 엔씨(NC) 다이노스에서 3년간 뛰다가 올해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테임즈는 한국에서 얻은 ‘SANG NAMJA’(상남자)라는 별명을 등에 붙인다. 엠엘비닷컴은 상남자가 ‘진짜 사나이’라는 뜻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한글로 ‘테임즈’라고 적힌 팔·발목 보호대도 사용하고 있다.
‘코리안 몬스터’라는 별명을 가진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한글 별명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활동할 때부터 불린 ‘몬스터’(괴물)를 부착한다.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현지에서도 돌부처(Stone Buddha)로 불리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자신의 한글 이름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김현수(29·필라델피아 필리스)도 한글로 ‘김현수’라는 이름을 등에 부착할 예정이다.
한편, 이 기간에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은 유소년 선수들 유니폼처럼 귀엽고 앙증맞게 제작됐다. 또 선수들은 화려하고 개성있는 신발과 글러브, 손목 보호대, 방망이, 포수 마스크 등을 사용한다. 엠엘비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별명이 부착된 유니폼 판매 수익금을 아마추어야구와 소프트볼 선수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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