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리그 중후반으로 접어든 2020 케이비오(KBO)리그의 순위 싸움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각 팀이 숨 막힐 정도로 촘촘하게 붙어 있다.
8일 현재 리그 1위인 엔씨(NC)와 2위 키움의 차이는 1.5경기다. 4위 두산과는 4경기 차다. 팀당 100경기 정도 치러진 상황에서 1위와 4위 차가 이렇게 좁혀진 적은 케이비오 역사상 처음이다.
가을야구 미지노선인 중위권 다툼은 피를 말린다. 4위 두산과 6위 기아와의 차이는 겨우 2.5경기다.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뀐다는 말이 나온다.
요인은 여럿이다. 먼저 절대 강자였던 엔씨는 에이스 구창모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급속하게 힘이 빠졌다. 8월 승률이 4할7푼8리로 5할에 미치지 못하면서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3위까지 올라갔던 기아도 불펜진 붕괴로 7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 사이에 엘지(LG)와 케이티(kt)가 치고 올라왔다.
하위팀인 한화와 에스케이(SK)의 전력이 너무 열세인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장성호 해설위원은 “두 팀이 일종의 먹잇감이 돼버린 상황이라, 각 팀의 승차가 좁혀지게 됐다”고 말했다.
가을야구를 향한 사투는 더 치열해졌다. 기아는 이달 들어 양현종과 애런 브룩스 원투펀치가 살아나면서 최근 10경기 8승 2패 승률 8할을 기록하며 가을야구의 희망을 살리고 있다. 5위 케이티를 바짝 쫓고 있다.
앞으로 일정을 보면 순위 싸움은 살얼음판이다. 선두 엔씨는 맞전적 2승 2무 5패를 안긴 엘지와 6번을 더 만나야 하고, 키움(2위)과 두산(4위)은 10번의 경기가 남아있다. 2∼3위 경쟁 중인 키움과 엘지의 10∼11일 2연전도 열전을 예고한다.
기아는 이번주 엔씨, 두산과의 2연전을 앞두고 있다. 케이티는 오는 24일~25일 수원 안방에서 열리는 기아와의 2연전이 가을야구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장성호 해설위원은 “올스타 브레이크가 없는 시즌이기 때문에 야수들의 체력관리가 향후 순위권 싸움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 같다.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져 실책이 나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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