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기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kt와의 경기에서 5회초 두산의 김재환이 홈으로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30일 시즌 종료를 앞둔 막판 프로야구 순위경쟁이 살얼음판이다. 2위 엘지(LG)부터 5위 두산까지 2.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길었던 장마 탓에 경기가 순연된 팀은 최대 16경기를 소화해야 하는데, 남은 경기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가장 경기를 많이 치른 팀은 최근 손혁 감독 교체 파문을 겪은 키움이다. 11일 한화에 패한 키움은 136경기를 치렀다. 줄곧 2위를 달리다가 최근 4위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한 경기 한 경기가 아쉬운 키움에게 남은 경기가 적다는 것이 좋은 소식은 아니다. 올 시즌 144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8경기면 시즌을 마감하는데, 상대가 까다로운 케이티(3연전)와 두산(5연전)이어서 ‘산 넘어 산’이다.
롯데와 기아는 가장 적은 128경기를 치러 16경기를 남겨 놓았다. 최근 10경기 가운데 6승 4패를 기록, 승률 6할을 달리는 롯데는 기세가 등등해 남은 경기에 따라 가을 야구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롯데는 다음주부터 엘지(LG)와 3연전, 엔씨(NC)와 3연전을 벌인다. 이 고비를 잘 넘기면 다음주 한결 쉬운 에스케이(SK)와 3연전을 치른다. 롯데는 올 시즌 엔씨에 5승6패, 엘지에게 7승6패로 막상막하다. 둘 다 해볼 만한 게임이다. 엔씨와도 두번 더 맞붙는다.
기아는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를 기록하며 6위로 밀렸다. 일단 타격 부진이 심각하다. 10일 기준 팀 타율이 2할5푼2리로 리그 8위다. 애런 브룩스의 전력 이탈로 선발진 로테이션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나마 롯데처럼 16경기가 남았다는 게 마지막 희망이다. 다음주부터 이어지는 엔씨와 엘지와의 3연전이 승부처다. 엔씨에겐 올 시즌 6승 5패로 다소 앞서지만, 엘지에겐 4승 8패로 열세다.
1경기 차에 불과한 10위 한화와 9위 에스케이의 탈 꼴찌 싸움도 눈여겨 볼 포인트다. 다행히도 두 팀 모두 사상 첫 단일구단 100패라는 기록은 면하게 됐다. 한화는 이날 키움을 꺾으며 43승 86패 2무를 기록, 남은 13경기에서 모두 져도 100패를 채우지 못한다. 이날 기아에 승리하며 45승째(86패 1무)를 챙긴 에스케이는 남은 12경기에서 모두 패하더라도, 98패다.
민훈기 해설위원은 “팀 분위기가 좋은 경우에는 남은 경기가 많으면 유리하다. 하지만 오히려 팀이 힘든 상황이라면 경기가 많이 남은 것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케이비오는 정부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조처에 맞춰 13일부터 구장 정원의 20% 선에서 관중 입장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11일 전적
키움 3-9 한화, 롯데 4-8 삼성, SK 9-5 기아, 두산 4-5 kt, NC 3-7 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