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인터리그 성적 분석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리그 교류전인 인터리그에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달 9일 오릭스전을 시작으로 팀당 6경기씩 퍼시픽리그 6팀과 벌인 36경기 중 35경기에 출전한 이승엽은 홈런 16개를 쳐내 2위 애덤 릭스(13개·야쿠르트)를 3개차로 따돌리고 1위로 우뚝섰다. 이승엽은 장타율(0.757·1위)과 타율(0.360·5위), 득점(30개·4위), 안타(49개·5위) 등 5개 부문에서 5걸 안에 드는 등 일본 정상급 타자로서 위치를 굳혔다.
인터리그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센트럴리그의 타격 순위는 더 좋아졌다. 홈런·득점·장타율 3부문에서 1위, 타율과 안타 2위, 타점은 4위를 달리고 있다.
이승엽은 인터리그 초반 슬럼프에 빠지며 부진을 면치 못하기도 했다. 교류전 시작부터 2경기 연속 무안타였고, 14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47타수 12안타, 타율 0.255에 그쳤다. 홈런도 3개뿐이었다.
이승엽의 방망이가 살아난 것은 친정팀 지바 롯데와의 두번째 경기가 시작된 5월27일부터였다. 시즌 11호 홈런을 시작으로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더니, 21경기에서 무려 13개의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한 경기에서 2개 홈런을 친 것도 3차례나 됐고, 타율은 0.481(77타수 37안타)에 이를 정도였다. 지난 2년간 경험했던 퍼시픽리그 투수들의 구질에 익숙해진데다 승부구를 역으로 공략한 점이 컸다. 좌완투수로부터 홈런이 5개나 가능했던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47%(68경기)의 일정만 소화한 21일 현재 일본진출 첫해인 2004년 0.240의 타율로 거둔 14홈런, 50타점, 80안타의 시즌 기록을 모두 넘어섰다.
하지만 이번 교류전에서 이승엽의 단점은 극복되지 못했다. 주자 2루 이상의 상황에서 안타를 쳐 타점을 올리는 득점권 타율은 0.281에 그치고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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