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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인터뷰] 3년9개월만에 우승한 김미현

등록 2006-05-01 08:05


"8년전에 첫 우승을 했을 때도 안 흘렸던 눈물이 다 나더라구요"

1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클럽스앤드리조트오픈을 제패, 3년9개월만에 LPGA 투어 통산 6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은 김미현은 우승 직후 가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감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들뜬 목소리였다.

가족들과 함께 늦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막 도착했다는 김미현은 "정말 너무 너무 우승을 고대했다"면서 "앞으로 잘해서 좋은 소식 자주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김미현과의 일문일답.

첫 우승 때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 났다


-- 챔피언 퍼팅을 마친 뒤에 어떤 느낌이었나.

▲눈물이 났다. 1999년 LPGA 투어에 와서 처음 우승했을 때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 나왔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러 가는데...

-- 경기 중반에 웹과 오초아가 추격하고 있을 때 걱정되지 않았나.

▲걱정이 많이 됐다. 나는 타수를 잃고 있는데 무섭게 따라오니까 이러다 잘못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 그래도 마음을 가라 앉혔는데.

▲기도를 했다. 매홀마다 기도를 했더니 마음도 편해지고 경기도 풀렸다.

-- 우승에 고비가 된 홀이 있다면.

▲16번홀에서 파세이브를 하고 넘어간 것과 17번홀에서 티샷이 너무 잘돼 두번만에 그린에 볼을 올릴 수 있었던 게 우승하는데 결정적이었다.

--상황을 설명해달라.

▲16번홀은 워낙 어렵기 때문에 그린에 볼을 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오늘도 그린 옆에 떨어졌는데 내가 생각해도 어프로치를 너무 잘했다.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파만 해도 감사한 일이었다. 17번홀은 티샷만 잘 보내면 직접 그린을 노릴 수 있는데 티샷이 제일 좋아하는 지점에 떨어졌다. 그린까지 190야드가 남았길래 7번 우드로 올릴 수 있었다. 7번 우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클럽이다. 퍼팅 거리 맞추기가 쉽지 않았는데 마침 미야자토가 바로 뒤에서 똑같은 라인의 퍼팅을 하게 됐고 참고가 됐다.

--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고 우승을 확신했나.

▲2타차로 따돌렸다는 사실을 알았고 18번홀은 좀체 버디가 안나오는 홀이라 내가 18번홀에서 티샷만 페어웨이에 떨구면 상황은 끝난다고 생각했다. 18번홀에서 티샷이 잘 떨어졌길래 캐디에게 그린에 있는 웹과 오초아의 스코어를 알아보라고 했더니 버디는 못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비로소 우승했구나 싶었다.

-- 우승하고 나서 시집간다고 여러차례 말했는데 이제 결혼하나.

▲해야겠다. 이제 우리 나이로 서른살인데 이참에 아버지와 딜을 해서 올해를 넘기지 말아야겠다.(웃음)

-- 동고동락했던 박세리가 오늘 톱10에 입상한 것을 알고 있나.

▲리더보드에 세리 이름이 올라 온 것을 보고 너무 반가왔다. 우리 둘 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내가 우승을 했으니 세리도 부활하기를 바란다. 함께 예전처럼 번갈아 우승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에서 퍼팅이 정말 좋았다. 무슨 비결이라도 있나.

▲실은 프로암 마치고 퍼터를 바꿨다. 쓰던 퍼터가 감각이 좋지 않아 1라운드에 앞서 한동안 쓰지 않았던 예전 퍼터를 찾아서 들고 나갔다. 그런데 이상하게 퍼팅이 잘 됐다.

--오랫동안 우승을 못한 이유는.

▲코스가 너무 길어졌다. 선수들이 모두 장타를 쳐대니까 코스 길이를 마구마구 늘렸는데 나처럼 장타자가 아니면 우승이 어렵다.

--17번홀에서는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쳤는데.

▲다들 내 볼이 아닐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그거 내 볼이야"라고 소리쳤다. 290야드쯤 간 것 같다. 나한테는 정말 믿겨지지 않는 장타였다. 내리막홀인데다 강한 뒷바람까지 불었고 워낙 잘 쳤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3번홀에서 볼이 카트 도로를 맞고 OB가 날 뻔 했는데 운이 좋아 볼이 살아있었다.

--비거리를 늘리려고 한때 47인치짜리 드라이버를 쓰지 않았나.

▲다른 선수들이 나보다 20야드씩 더 보내길래 나도 거리를 늘리려고 47인치짜리 드라이버를 써봤다. 그런데 나는 정확도로 승부하는 선수인데 47인치짜리로는 스윙이 엉망이 됐다. 그래서 포기했다.

--코스가 익숙한 게 도움이 됐나.

▲집이 이 코스에서 30분 거리다. 이곳 바람에도 익숙하고 코스도 낯익다.

권 훈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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