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전력” 평가 뒤로 하고 창단 첫 영예
유재학 감독 ‘그물망 수비’ 9년만에 진가
유재학 감독 ‘그물망 수비’ 9년만에 진가
울산 모비스가 마침내 안방에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모비스는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5~2006 케이씨씨(KCC) 프로농구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98-76으로 가볍게 꺾었다. 이로써 모비스는 35승18패로 남은 1경기에 상관 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꼴찌 후보의 정상 등극=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은 2001년 창단 이후 처음이며, 전신인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우승을 차지한 것을 포함하면 9년 만의 정상탈환이다.
10개 구단 중 선수 평균연봉이 가장 낮은 모비스는 시즌 전 ‘중·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우지원을 빼면 변변한 스타 하나 없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1위를 질주할 때도 일시적인 돌풍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모비스는 서울 삼성, 원주 동부와 함께 ‘3강’을 이루며 좀처럼 선두권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마침내 모비스는 최근 4연승의 ‘뒷심’으로 삼성과 동부를 추격권에서 완전히 따돌렸다. 이날 승리로 프로농구 역대 최다인 안방경기 11연승 기록도 세웠다.
유재학 감독 9년 만의 첫 우승=우승 원동력으로는 무엇보다 유재학(43) 감독의 지도력과 ‘수비농구’를 꼽을 수 있다. 유 감독은 우승을 한번도 못했으면서도 1997~98시즌부터 9시즌 연속 프로농구팀 감독을 맡았다. 선수 ‘복’이 없었을 뿐, 그의 지도력은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실업팀 기아에 몸 담았던 그는 친정인 모비스를 맡은 뒤 이병석 양동근 하상윤 구병두 등 수비가 좋은 선수들을 중용했다. 이들은 유 감독의 기대대로 ‘그물망 수비’로 상대를 꽁꽁 묶었다.
외국인 선수 선발도 만점이었다. 유 감독은 팀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를 제1 조건으로 내걸어 도움주기 능력이 좋은 크리스 윌리엄스와 토레이 브렉스를 선발했다. 특히 유 감독이 독일까지 직접 가서 뽑은 지난해 독일리그 최우수 외국인 선수 윌리엄스는 득점과 튄공잡기는 물론 뛰어난 도움주기로 이번 시즌 트리플 더블을 무려 6개나 기록했다.
외국인 교체로 승부수 던져=유 감독은 우승을 위해 과감한 승부수도 던졌다. 키가 작은 브렉스를 퇴출시킨 뒤, 정통센터 벤자민 핸드로그텐을 영입해 한동안 재미를 봤다. 그러나 핸드로그텐의 골밑 장악능력이 점점 떨어지자 다시 로데릭 라일리로 바꿨다. 라일리의 무릎 부상으로 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대체 외국인 선수 제이슨 클락을 발빠르게 영입해 선두를 지켰다.
유재학 감독은 “6강에만 오르자고 생각했는데, 우승해서 기쁘다”며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경기해 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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