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오른쪽)이 19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아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동료 해리 케인(가운데)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 골은 비디오 판독 후 취소됐으나 케인은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뽑아내며 토트넘에 3-2 승리를 안겼다. 맨체스터/로이터 연합뉴스
‘3연패’가 ‘15경기 무패’를 이겼다.
지난 20일 새벽(한국시각) 토트넘 홋스퍼가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1위 맨체스터 시티를 3-2로 격침시키며 3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지는 법을 모르고 15경기 연속 무패(14승1무)를 내달리던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는 난데없이 홈구장에서 일격을 당해 무패 행진에 종지부가 찍혔다.
이날 토트넘에서는 겨울 이적시장 영입생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1골, 주포 해리 케인이 2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쿨루세브스키의 리그 첫 골과 해리 케인의 첫 번째 골을 도우며 2개의 공격포인트를 추가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정규리그 기록은 9골 5도움. 남은 15경기에서 1골 5도움만 추가하면 프리미어리그 사상 처음으로 세 시즌 연속으로 10-10을 달성한 선수가 된다.
토트넘의 극적인 원정 경기 승과 손흥민·케인 듀오의 맹활약은 숱한 기록을 쏟아냈다. 이날 손흥민과 케인이 합작한 토트넘의 두 번째 골은 두 선수가 함께 관여한 EPL 통산 36번째 골이다. 리그 최다인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의 기록(36골)과 같다. 한 골만 추가하면 ‘손케 듀오’는 영국 프로축구사에 최강의 공격 콤비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후반 추가시간 94분께 2-2 균형을 깨는 ‘극장골’을 넣은 해리 케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미친 경기였다. 우리는 후반전 내내 2-1로 오랫동안 앞섰다. 페널티킥을 내준 것은 가슴 아팠지만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막판에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손흥민도 케인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선수”라며 “그와 함께 뛸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15연속 무패 행진을 멈춰 세웠다. 스쿼카 트위터 갈무리
콘테의 토트넘은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를 상대로 더블을 기록한 네 번째 팀이 됐다. 옵타 트위터 갈무리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과르디올라와 맨시티의 천적으로 등극했다. 이번 승리로 콘테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를 상대로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첫 토트넘 사령탑이 됐다. 아울러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기간에 맨시티를 상대로 더블(한 시즌에 한 팀을 상대로 리그에서 홈·원정 두 경기에서 모두 이기는 것)을 따낸 역사상 네 번째 팀에 이름을 올렸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2016~2017 시즌 첼시, 2019~2020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19~2020 시즌 울버햄프턴을 제외하면 한 팀을 상대로 리그 두 경기를 내준 적이 없다. 콘테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자신의 커리어 동안 5번 이상 붙은 45명의 감독 중에서 상대 전적이 앞서는(3승2패) 유일한 감독이기도 하다.
경기 후 콘테 감독은 “우리는 환상적인 팀을 상대로 기회를 창출하고 득점을 올렸다. 이 승리는 우리에게 자신감을 북돋워 줄 것이다. 3번 연달아진 뒤에 맨시티와 경기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싸움에 발판을 마련한 토트넘은 오는 24일 새벽 4시20분(한국시각) 리그 19위 번리 원정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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