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20일(한국시각) 프랑스 낭트 스타드드라보주아르에서 열린 2021∼20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5라운드 낭트와 경기 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낭트/AFP 연합뉴스
지난해 여름 동시다발적인 이적으로 전세계 축구팬의 가슴을 뛰게 했던 전설들의 행보가 주춤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는 최근 실축과 패배에 연달아 고개를 숙였고, 맨체스터로 금의환향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활약도 기대 이하다. 가는 세월 앞에 ‘신계’가 흔들리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20일(한국시각) 프랑스 낭트 스타드드라보주아르에서 열린 2021∼2022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5라운드 낭트 방문 경기에서 1-3으로 완패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메시는 키패스 3개, 슛팅 3개(유효슛 1개)를 기록하며 네이마르의 추격골을 돕는 등 준수한 활약을 보여줬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메시는 앞서 1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경기를 망칠 뻔하기도 했다. 경기 막판 킬리안 음바페(23)의 결승골이 메시를 구했다.
이번 시즌 메시의 개인 성적표는 참 낯설다. 리그 2골 7도움. 직전 시즌 FC바로셀로나 소속으로 리그에서만 30골 8도움을 기록하고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7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했던 ‘축신’의 흔적은 아주 옅어졌다. 영국의 축구매체
<토크스포츠>는 “메시는 종종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해냈지만, 남은 14경기에서 36골을 넣는 일은 없다고 보는 편이 안전할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난 20일(한국시각) 영국 리즈 엘랑드 로드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라파엘 바란과 교체되고 있다. 리즈/로이터 연합뉴스
낯선 기록표는 메시의 영원한 ‘맞수’ 호날두도 마찬가지다. 12년 만에 잉글랜드로 돌아온 호날두의 올 시즌 리그 기록은 9골 3도움. 지난 시즌 이탈리아에서 29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을 거머쥐었던 선수의 기록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호날두는 지난 16일 브라이튼전 득점 때까지 13년 만에 6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이례적인 부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시즌부터 메시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월드클래스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36)는 아예 경기를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이적 후 4개월 넘게 결장했고 여전히 명단 제외 신세다. 지금까지 리그 4경기(선발 2, 교체 2)에서 239분을 소화했을 뿐이다. 16년간 레알 마드리드에서 671경기를 뛰며 101골을 넣었던 ‘마드리드의 보스’ 면모는 이제 없다.
영국의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게리 리네커가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 “우리의 기대치를 낮춰야 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여전히 위대한 일을 해내지만, 이 축구의 신들조차 조물주의 시간을 거역할 수는 없다”고 썼다. 게리 리네커 트위터 갈무리
서른 중반을 넘긴 이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잦은 부상도, 부진한 기록도 놀랄 일은 아니다. 다만 이들이 ‘메시’이고 ‘호날두’이기 때문에 지켜보는 팬들은 적응이 어렵다. 영국의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게리 리네커는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의 기대치를 낮춰야 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여전히 위대한 일을 해내지만, 이 축구의 신들조차 조물주의 시간을 거역할 수는 없다”고 썼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