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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각슛’ 황희찬 리그 5호골… 못 지키고 무너진 울버햄프턴

등록 2022-02-25 08:01수정 2022-02-25 08:23

선제골 황희찬, 평점 7.6점 팀내 1위
후반 추가시간 아스널에 역전 허용
황희찬이 2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황희찬이 2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4위로 가는 길목에서 마주한 두 팀의 사생결단에서 아스널이 웃었다. 황희찬의 선제골 이후 버티기에 들어갔던 울버햄프턴은 경기 막판 연달아 실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아스널은 2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울버햄프턴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값진 승점을 따냈다. 지난해 12월 울버햄프턴 선수단의 코로나19바이러스 집단감염으로 연기된 경기였다. 유럽 대항전 진출권을 두고 6·7위에 맞붙어 있었던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먼저 승기를 잡은 건 울버햄프턴이었다. 전반 9분께 아스널 수비수 가브리에우가 상대 압박에 못 이겨 부정확하게 처리한 횡패스를 예리한 침투로 잘라낸 황희찬이 상대 골키퍼를 따돌린 뒤, 각이 없는 측면에서 침착하게 빈 골대로 밀어넣었다. 이번 시즌 리그 5호골. 울버햄프턴 동료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의 집요한 압박과 황희찬의 골 냄새 쫓는 감각이 빛났던 작품이었다.

이후 울버햄프턴은 5백 수비를 내세우고 경기를 걸어잠궜다. 아스널은 이날 27개에 달하는 슈팅을 때리며 골문을 공략했지만 울버햄프턴의 육탄방어는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울버햄프턴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1위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두번째로 실점이 적은 팀(18실점)이고, 선제골을 챙긴 경기에서는 지난 45경기 동안 패한 적이 없는 단단한 방패였다.

전술을 바꿔가며 끈질기게 골문을 두드린 아스널이 결국 드라마를 썼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후반 중반 수비수 세드릭 소아레스를 빼고 공격수 에디 은케티아, 니콜라 페페를 투입하며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겼다. 후반 37분께 문전에서 은케티아의 패스를 받은 페페의 왼발 터닝슛으로 동점골이 터졌고, 경기 종료 직전 추가시간이 주어진 후반 49분께 페페의 침투패스를 받은 알렉상드르 라카제트가 조세 사 골키퍼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종지부를 찍었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왼쪽)가 2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순연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자책골을 유도하며 역전을 이루어 낸 뒤 환호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왼쪽)가 24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순연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자책골을 유도하며 역전을 이루어 낸 뒤 환호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선제골의 주인공 황희찬은 후반 30분 교체돼 팀의 역전패를 벤치에서 지켜봤다. 4개월만의 득점은 빛이 바랬고 팀은 추진력을 받지 못한 채 리그 7위에 머물렀다.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1경기를 덜치른 상황에서 승점은 6점까지 벌어지게 됐다. 만약 승리했다면 같은 조건에서 3점차까지 좁혀 4위권을 노려볼 수 있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팀에서 가장 높은 7.6점을 줬다.

울버햄프턴의 후벤 네베스는 경기 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이길 자격이 없었다. 1-0 리드를 잡았음에도 상대는 우리를 경기 내내 후방에 붙잡아 뒀고 우리는 수비만 했다”고 말했다. 종료 직전 자책골을 유도하며 역전극의 주인공이 된 라카제트는 “경기가 끝난 줄 알았는데 페페가 공을 잘 쳐줬다. 우리는 힘든 1월을 보냈지만 2월에는 더 나아지고 있다”며 4위권 경쟁에 희망을 드러냈다. 이날 승리로 아스널은 4위 맨유보다 2경기를 덜 치르고도 승점 1점차로 따라붙으며 5위에 안착했다.

리그 중반을 지나 4위권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황희찬은 오는 27일 밤 11시 웨스트햄전에서 다시 골사냥에 나선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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