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골키퍼 밀란 보르얀이 27일 2022 카타르월드텁 북중미 최종예선 자메이카와 경기에서 승리하며 본선행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토론토/EPA 연합뉴스
카타르행 승선명단의 윤곽이 드러났다. 30일까지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출전국 32개 자리 가운데 27개 나라가 결정됐다.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아시아 5개국, 유럽 12개국, 아프리카 5개국, 남미 4개국, 북중미 1개국이 오는 11월 카타르로 간다. 남은 5자리는 아시아·남미, 북중미·오세아니아 대륙 간 플레이오프 승자,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 북중미 2개국의 몫이다. 북중미 2개 티켓의 주인공은 31일 오전(한국시각) 결정된다.
■ 캐나다, 3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국가 중 이번이 첫 출전인 개최국 카타르를 제외하면 가장 기다림이 길었던 나라는 캐나다다.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의 본선 진출이다. 30일 현재 북중미 예선 8승4무1패로 1위에 올라 있는 캐나다는 승점 28점으로 최소 3위를 확보해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1차 예선부터 19경기 동안 한 번밖에 지지 않았을 정도로 경기력도 탄탄하다.
명장의 지도력과 ‘황금세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 성과다. 존 허드먼 캐나다 감독은 영국인 출신으로 2007년 뉴질랜드 여자 축구 대표팀을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던 검증된 사령탑이다. 캐나다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16 리우올림픽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2018년 허드먼 부임 후 캐나다 남자 대표팀은 피파(FIFA) 랭킹 78위까지 쳐졌던 순위를 지난 2월 기준 33위까지 수직 상승시켰다.
여기에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구단 바이에른뮌헨의 19∼20 시즌 트레블을 이끌며 리그 신인상과 유럽 올해의 팀 등을 휩쓴 월드클래스 풀백 알폰소 데이비스(22), 이번 시즌 프랑스 리게앙에서 13골을 넣으며 득점 5위에 올라 있는 스트라이커 조나단 데이비드(22) 등 젊은 재능들이 만개하며 팀에 날개를 달아줬다. 캐나다는 북중미 강호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도 최종예선 2승2무로 압도했다.
■ 축신들의 ‘라스트 댄스’ 볼 수 있을까
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에서 여느 때처럼 슈퍼스타들의 희비가 갈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0골 10도움으로 득점과 공격포인트 모두 1위에 올라 있는 이집트의 무함마드 살라흐(30·리버풀)의 2번째 월드컵은 무산됐다. 살라흐의 이집트는 30일 아프리카 최종예선 세네갈과 2차전에서 연장전에 이은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첫 키커로 나선 살라흐는 실축했고, 리버풀 동료 사디오 마네는 세네갈의 5번째 키커로 나서 3-1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역시 승부차기 끝에 세네갈이 이집트를 꺾었던 지난달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의 재연이었다.
월드컵 막차 티켓을 놓고 관심을 모았던 폴란드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와 스웨덴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1) 간
맞대결에서는 폴란드가 웃었다. 폴란드는 레반도프스키의 패널티킥 골을 앞세워 2-0으로 스웨덴을 꺾고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의 포르투갈 역시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브루누 페르난드스의 멀티골로 북마케도니아에 2-0 완승을 따내며 본선에 올랐다. 이로써 월드컵 트로피만 빼고 다 가진 축신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이 성사됐다.
북마케도니아 시민들이 지난 25일 최종예선에서 이탈리아를 이기고 귀국한 축구대표팀을 환영하고 있다. 스코페/EPA 연합뉴스
■ 포트 배정과 조 추첨 변수는
월드컵 본선 판세를 가늠할 조 추첨은 한국시각으로 4월2일 새벽 1시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월드컵 조는 피파 랭킹 순서로 8개씩 네 개 포트를 나눠 한 조당 1∼4포트에서 한 팀씩 들어가게 된다. 미국 <이에스피엔>(ESPN)은 30일
톱 시드 포트1에 속할 팀 8개국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개최국 카타르(피파 랭킹 52위)를 비롯해 벨기에(1위), 브라질(2위), 프랑스(3위), 아르헨티나(4위), 잉글랜드(5위), 스페인(7위), 포르투갈(8위)이다.
네덜란드(10위), 독일(11위), 크로아티아(15위), 우루과이(16위) 등은 포트2에 속해 ‘죽음의 조’를 구성할 변수로 자리매김했다. 포트3에는 한국(29위)을 비롯해 세네갈(18위), 이란(21위), 일본(23위), 모로코(24위), 세르비아(25위), 폴란드(28위), 캐나다(33위)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같은 아시아 국가는 한 조가 될 수 없으므로 한국은 포트1의 카타르, 포트4의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날 수 없다. 톱 시드 한 개국, 포트2 유럽·남미·북중미 국가, 포트4 아프리카·남미 국가와 묶이게 될 확률이 높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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