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쿠니모토(왼쪽)와 바로우가 1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1 16라운드 울산 현대 방문 경기 승리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큰 경기에 강한 팀”이라던 미드필더 김진규의 각오를 동료들이 증명했다. 전북 현대가 시즌 두 번째 ‘현대가 더비’에서 시원한 승리를 따내며 지난 3월 안방 패배를 설욕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1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1 16라운드 울산 현대 방문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리그 1위 울산(36점)은 올 시즌 첫 3실점, 두 번째 패배를 떠안았고, 맞수와 자존심 싸움에서 승점을 따낸 전북은 리그 3위(28점)로 올라섰다. 승점차는 아직 8점.
전북은 적진에서 초반부터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전반 1분께 팀 압박으로 울산 수비수 김영권에게서 볼을 탈취한 바로우가 이준호에게 오픈 찬스를 열어주었으나 슈팅 타이밍을 놓치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기선을 제압한 전북의 몰아치기는 곧 결실을 봤다. 전반 17분께 주장 홍정호의 롱패스를 바로우가 가슴으로 받아 즉각 오른발로 연결하면서 조현우 골키퍼를 뚫어냈다.
선제골을 넣은 지 약 2분 뒤 백승호의 패스를 받은 쿠니모토가 페널티 박스를 횡으로 자르며 왼발로 골문 구석에 추가골을 찔러 넣었다. 쿠니모토는 29분 수비 3명을 달고서 골문 사각에 쐐기골마저 쐈다. 쿠니모토의 연속골이 터지자 관중석에서는 감격에 차 울먹이는 전북 방문팬의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울산의 박주영(왼쪽 세 번째)이 패배 후 선수들을 다독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선제 실점 이후 엄원상, 세 번째 실점 이후 바코를 투입하며 기어를 교체한 울산은 반격의 기세를 올렸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전반 40분 아마노의 왼발 중거리 슛이 송범근 키퍼를 맞고 나오자 쇄도하던 엄원상이 골문으로 차 넣었지만 그뿐이었다.
울산은 이날 볼점유율에서 64-36으로 전북을 찍어눌렀고, 슈팅 숫자에서 18-9, 유효슈팅에서 14-7로 모두 2배 차이를 벌렸지만 추가로 골문을 열지 못했다. 캡틴 이청용이 침투패스부터 역습 수비 가담까지 공수 양면에서 종횡무진 ‘축구 도사’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한 끗 마무리가 부족했다.
패장 홍명보 울산 감독은 “휴식기 후 첫 경기였는데,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자만에 빠져 있었다. 상대보다 반응도 늦었고 소극적인 플레이로 빌미를 제공했다”고 짚었다. 최근 악화된 팬 여론에 부딪혀 있던 김상식 감독은 “3주간 준비한 대로 120% 경기장에서 잘 나왔다”면서 “우승 경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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