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새얼굴 다르윈 누녜스(리버풀·왼쪽)와 엘링 홀란드(맨체스터시티). EPA AP 연합뉴스
2000년대에는 ‘빅4’, 2010년대에는 ‘빅6’라고 불렸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상위권 구단들의 집합에 약 4년 전부터 새 분류가 붙었다. 빅2. 현대축구를 대표하는 명장 위르겐 클로프와 페프 과르디올라가 각각 리버풀(2015년)과 맨체스터 시티(2016년) 지휘봉을 잡은 뒤 프리미어리그를 사실상 양강 체제로 바꿔버린 결과다. 새 시즌 개막을 6일 앞두고,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맞수로 자리 잡고 있는 두 팀(두 감독)의 맞대결이 찾아왔다.
잉글랜드의 ‘빅2’는 31일 새벽 1시(한국시각) 잉글랜드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축구협회(FA) 커뮤니티실드 경기를 갖는다. 커뮤니티실드는 전 시즌 리그 챔피언과 FA컵 챔피언이 새 시즌 개막 직전에 맞붙는 대회다. 지난 시즌 마지막 38라운드에서 2위 리버풀을 승점 1점 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우승을 결정지은 맨시티(승점 93점)와 FA컵 4강에서 맨시티, 결승에서 첼시를 꺾고 트로피를 든 리버풀이 이번 커뮤니티실드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위르겐 클로프 리버풀 감독(왼쪽)과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AP 연합뉴스
이벤트 경기 성격이 강하지만 1908년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대회다. 리버풀은 커뮤니티실드 우승 15회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1회)와 아스널(16회)에 이어 통산 우승 3위에 올라 있다. 다만 2006년 이후로 우승이 없는데 2019년에는 맨시티에 졌고, 이듬해 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붙은 아스널과 대결에서도 패했다. 둘 모두 1-1로 전후반을 마친 뒤 승부차기 패배였다. 지난 5시즌 동안 4번의 리그 우승을 거머쥔 맨시티는 2018·2019년 커뮤니티실드 트로피를 들었고 지난해에는 레스터시티에 0-1로 졌다.
이번 대결은 양 팀이 야심 차게 보강한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쇼케이스 자리이기도 하다. 맨시티 선수단의 마지막 퍼즐을 장식한 노르웨이산 골 넣는 ‘괴물’ 엘링 홀란드는 지난 24일 프리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친선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포르투갈 리그를 평정한 뒤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다르윈 누녜스는 22일 라이프치히와 친선전에서 4골을 터뜨렸다. 유럽산 득점 기계의 계보를 잇는 두 재능이 잉글랜드 공식경기 데뷔전부터 골 행진을 펼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0일 맨체스터시티 입단식을 치른 홀란드. AP 연합뉴스
지난 21일 라이프치히와 친선전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리를 하는 누녜스. EPA 연합뉴스
지난 시즌 리버풀과 맨시티는 리그에서 2번 붙어 모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FA컵 4강에서는 리버풀이 3-2로 이겼다. 감독 통산 대결에서는 10승5무9패로 클로프 감독이 근소 우위다. 리버풀에서는
주전 골키퍼 알리송과 공격수 디오구 조타가 부상으로 결장한다. 맨시티는 수비수 아이메릭 라포르테가 부상이고 필 포든, 존 스톤스, 일카이 귄도간 등은 아직 폼이 충분히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 시즌 우승 향배를 가늠할 ‘빅2’ 대결이 판가름 나면 8월6일 본격적인 프리미어리그 막이 오른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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