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이 12일(현지시각) 코스타리카 산호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캐나다와 경기에서 상대 자책골로 앞선 뒤 환호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인선호가 ‘행복한 승전보’로 월드컵 첫걸음을 뗐다.
황인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각) 코스타리카 산호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서 캐나다를 2-0으로 꺾었다. 승점 3점을 선취한 한국은 프랑스를 1-0으로 누른 나이지리아에 골 득실에서 앞서 조 1위에 올랐다. 황감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하다”면서 승리의 기쁨을 전했다.
신체적 조건도 여자축구 저변도 한국에 한참 앞서 있는 캐나다를 만난 대표팀은 주요 지표에서 더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전체 슈팅에서 17-11로 앞섰고 유효슛은 캐나다가 1개에 그치는 동안 6개를 퍼부었다. 점유율(53-47), 패스 횟수(361-315), 패스 성공률(74-68) 등에서도 근소 우위를 점했다. 천가람(울산과학대), 고다영(대덕대) 등이 활발한 움직임과 압박으로 전방에서부터 공세를 주도했다.
전반을 0-0으로 넘긴 한국은 후반 두 번의 세트피스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8분 배예빈(포항여전고)이 올린 코너킥을 캐나다 골키퍼와 수비진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브루클린 커트널의 자책골이 터졌다. 이어서 약 10분 뒤 재차 코너킥 기회가 왔고, 배예빈의 깊숙한 롱패스를 수비 뒤로 돌아 뛴 문하연(강원도립대)이 헤더로 받아내며 쐐기골을 넣었다.
캐나다와 경기 지켜보는 황인선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 뒤 황감독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최초 여성 감독이라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후배들과 여성 축구 지도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본보기가 되어 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11월 한국 축구 대표팀
사상 첫 여성 지도자로 선임된 그는 볼 점유를 늘리면서 공격적으로 뛰는 축구를 추구한다. 이번 경기에서도 “신체조건에서 상대가 우위이기 때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축구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황인선호는 오는 15일 나이지리아, 18일 프랑스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의 최고 성적은 지소연 등 황금세대가 출전했던
2010년 기록한 3위다. 이후 2012·2014년에는 8강에 올랐고 2016년에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팀 첫 득점의 주인공인 문하연은 경기 뒤 인터뷰서 당찬 얼굴로 “목표는 우승이다. 선수들과 단합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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