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하고도…
성남 일화 선수들이 11일 다시 경기장에 주저앉았다. 우라와 레즈(일본)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티켓을 내준 10월24일에도 이랬다. 애초 국내 프로축구가 밟아본 적이 없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동시 우승 달성을 꿈꿨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선 준결승 1, 2차전을 모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명승부를 펼쳤고, 그래서 더 쓰라렸다. 상처를 K리그 우승으로 달래려했다.
올시즌 K리그 정규리그 1위팀. 그래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했다. 생각지도 않던 정규리그 5위 포항과 결승에서 맞붙었다. 올해 첫 도입된 6강 플레이오프제도 덕분에 쉬운 상대와 만나게 됐다고 여겼다. 4일 1차전을 앞두고 “5위팀에 질 수 있겠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승하겠다”던 김학범 감독의 여유가 2차전을 앞두고 “두 골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바뀌었다. 1차전 1-3 패배의 불리함을 딛고 역전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설상가상 선취골을 빼앗겼고, 성남은 안방에서 2차전마저 1-0으로 내주며 ‘포항판 신데렐라’의 희생양이 됐다. 최고 타이틀 두개를 움켜쥐어 본 성남이지만 마지막 병목에서 손이 빠지지 못했다.
성남/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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