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밀란(이탈리아) 카카(오른쪽)가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팀동료인 클라렌스 세도르프 옆에서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요코하마/AP 연합
‘뜨는 별’ 테베스는 리버풀전서 결승골
브라질 출신 꽃미남 축구스타 카카(AC밀란).
그의 본명은 히카르두 이젝송 상투스 레이찌. 25살에 불과한 그는 본명만큼 긴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22살이던 2004년 이탈리아 세리에A(1부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올해 8월 유럽축구연맹(UEFA) 선정 ‘올해의 선수상’, 10월엔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소속 선수들의 투표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12월5일엔 전 세계 축구기자들의 참여로 <프랑스풋볼>이 선정하는 52년 권위의 ‘발롱도르’(올해의 선수상)를 따냈다.
카카는 “난 세계 최고의 선수는 아니다. 3~5명 안에 들 수는 있어도 그 이상은 아니다”고 했지만, 적장인 이탈리아대표팀 도나도니 감독조차 “현재 그보다 축구를 잘 하는 선수는 없다”고 할 정도다. 월드컵(2006년)·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등 평생 한번도 갖기 힘든 최고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16일엔 국제축구연맹(FIFA ) 클럽월드컵 우승도 차지했다. 그의 소속팀 AC밀란은 이날 요코하마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를 4-2로 눌렀다. 4강전 등 2경기에서 공격포인트 4개(1골 3도움)를 기록하면서 골든볼(최우수선수) 수상경력을 추가한 뒤, 그는 “잊을 수 없는 밤”이라고 했다. 카카는 18일 새벽(한국시각) 발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수상이 유력해 ‘시상식 그랜드슬램’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카카가 현재 세계축구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라면, 아르헨티나 출신 카를로스 알베르토 테베스(2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떠오르는 별’이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6경기 8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아르헨티나의 우승까지 이끌면서 전세계 축구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앨릭스 퍼거슨(6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그의 영입을 위해 자리가 겹치는 애제자들(앨런 스미스, 쥐세페 로시)을 내보냈다. 퍼거슨 감독은, 테베스가 전 소속팀 웨스트 햄과의 분쟁으로 이적파동을 겪자 “내년까지라도 기다리겠다”며 애정을 보인 끝에 3천만파운드(추정치·564억원)의 이적료를 들여 결국 그를 데려왔다.
작은 키(173㎝)와 어린 나이, 여름 훈련부족으로 사람들은 그의 기량에 의문부호를 찍었지만 명장 퍼거슨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처음 경험하는 최정상급 클럽의 공격수로서 17경기에 나와 벌써 8골 5도움을 얻어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슈퍼 선데이’로 불린 17일(한국시각)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두명의 동갑내기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웨인 루니가 모두 경기에 나섰지만 1-0 결승골을 뽑아낸 주인공은 테베스였다. 퍼거슨 감독은 “23살 테베스가 3~4년 뒤면 더욱 특별해질 것”이라고 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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