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카를로스 테베스(왼쪽)가 11일(한국시각)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자, 맨체스터 시티 골키퍼 죠 하트가 몸을 날려 막고 있다. 맨체스터/AFP 연합
안방서 맨체스터 시티에 패배…비행사고로 숨진 선배들 추모
50년 전 2월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뮌헨 참사’를 겪었다. 유고슬라비아에서 유러피언 챔피언스컵(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을 마친 선수단 비행기가 악천후 속에서 이륙에 실패하면서 공항 담벼락을 들이받았다. 이때 주축선수 8명과 코칭스태프 등 23명을 잃었다. 전세계 축구계를 비통에 빠뜨릴 만큼 큰 사고였지만, 살아남은 선수들은 팀을 다시 일으켰다. 그들은 ‘맨유의 전설’로 남았고, 50년 뒤에도 팬들은 “그들은 진정한 축구선수였다”고 기억했다.
11일(한국시각)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07~200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후배들은 당시 선배들의 유니폼을 입었다. 붉은색 바탕에 1~16까지 등번호 외에 아무 것도 새겨지지 않은 투박한 옷을 입는 것으로 선배들을 기렸다. 1~11번이 주어진 주전 11명에 끼지 못해 14번을 단 박지성도 “그들이 있어 지금 맨유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 사고로 사망했던 기자 프랭크 스위프트는 전직 맨체스터 시티 골키퍼 출신이었다. 그래서인지 맞대결이 있는 날엔 심심찮게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 팬들도 경기에 앞서 차분히 묵념에 동참했다.
경기에선 맨유가 뼈아픈 1-2 패배를 당했다. 맨유(18승4무4패·승점 58)는 맨체스터 시티에 35년 만에 안방경기 패배를 당했고, 선두 아스널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르고도 승점 2점을 뒤지게 됐다. 전반에만 다리우스 바셀(27)과 벤자민 음와리와리(29)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직전 마이클 캐릭(27)이 추격골을 뽑았지만 만회하기엔 시간이 늦었다. 박지성(27)은 후반 9분 나니를 대신해 교체 출장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꿀 만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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