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랐지?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일(한국시각)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 경기에서 전반 44분 헤딩골을 넣는 모습을 팀 동료 카를로스 테베스(23·오른쪽)가 지켜보고 있다. 런던/AP연합
335일만에 골 맛…맨유, 아스널 턱밑 추격
선발출장…멀어져가던 주전경쟁 다시 합류
선발출장…멀어져가던 주전경쟁 다시 합류
“정말로 골이 필요했다.” 주전경쟁에서 크게 멀어진 박지성(27) 말처럼, 지금 필요한 건 ‘신형엔진’ ‘산소탱크’가 아니라 골이었다. 그게 터졌다.
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200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풀럼과 경기에서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시즌 1호을 뽑았다. 선발출장한 박지성은 1-0으로 앞선 전반 44분 벌칙구역 오른쪽에서 폴 스콜스가 올려준 공을, 골문정면에서 몸을 날리는 그림같은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시켜 풀럼의 골네트 상단을 흔들었다.
지난해 3월31일 블랙번 로버스와 경기 뒤 무려 335일 만의 골맛이었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진출 뒤 통산 8골째를 기록했고, 선발출장했을 때만 득점을 올리는 징크스도 이어갔다. 그는 경기 뒤 “정말 멋진 경기였다. 골을 터뜨려 아주 기쁘다”며 “득점만이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앨릭스 퍼거슨 감독도 “박지성 골이 정말로 풀럼을 끝장냈다. 거의 1년만에 터뜨린 골이어서 나 역시 기분이 좋다”고 했다. 맨유는 오언 하그리브스(27)의 프리킥 선제골과 풀럼 사이먼 데이비스(28) 자책골을 보태 3-0 완승을 거뒀다.
박지성 뿐아니라 맨유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경기였다. 맨유는 20승4무4패 승점64로, 이날 애스턴 빌라에 자책골을 허용하며 1-1 무승부를 기록한 선두 아스널(19승8무1패 승점65)을 승점 1점차로 추격했다. 맨유는 또 1.5진급 선수들을 선발투입해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주전급들에 70여분간 휴식을 줬다. ‘트레블’(챔피언스리그, FA컵, 정규리그 동시 우승)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맨유는 나흘 뒤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일주일 뒤 포츠머스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경기를 앞둬 주전들이 체력을 아낄 필요가 있었다.
박지성을 제외하고 다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도 나란히 경기가 있었지만 한명도 벤치멤버로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소속팀들도 모두 패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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