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평양경기 피파중재 아직 못받아”

대한축구협회는 5일 월드컵 예선 남북한간 평양 경기와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어떤 중재안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전날 중계 주관사인 가 “‘경기를 평양에서 열고, 양국 국기와 국가를 FIFA기와 FIFA가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FIFA 중재안이 나왔다”고 보도한 데 대해, “협회는 아직 FIFA로부터 아무런 공식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축구협회는 “FIFA 규정 제22조에 따라 경기장 안에 양국 국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연주돼야 한다는 규정이 지켜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원칙 준수’를 재차 강조했다.

남북은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 같은 조에 속해 26일 평양에서 홈앤드어웨이 첫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북한쪽이 태극기 게양·애국가 연주·응원단 방북 등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평양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때 중국 선양·상하이 등 제3국 개최론이 유력하게 부상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규정에 따라 평양에서 개최돼야 한다”며 지난달 5일과 26일 개성에서 두차례 진행된 남북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FIFA에 중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유영철 축구협회 홍보국장은 “스포츠에선 무엇보다 규정이 우선돼야 하고, 그런 점에서 FIFA 규정에 명시된 국기, 국가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된다는 점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유 국장은 북한 축구대표팀이 국내에서 네 차례 경기를 치를 때 규정에 따라 대회를 진행한 전례를 들며 “FIFA가 보편성에 기초해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FIFA가 조만간 중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축구협회는 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해 간다는 방침이다. 협회는 또 “여러 루트를 통해 FIFA 규정에 따른 중재안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