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만든 호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5일(한국시각)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의 경기에서 전반 41분 왼발슛을 날리고 있다. 맨체스터/AP 연합
맨유, 호날두 결승골로 챔피언스리그 8강 확정
평범한 수준의 벤치멤버로 남게 되는 걸까. 최근 시즌 첫 골을 넣으며 영국의 한 언론이 선정한 ‘주간베스트 11’에도 뽑혔던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5일(한국시각) 안방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 2차전엔 나서지 못했다. 1차전을 비겨 단판 승부나 다름없는 중요한 경기에 벤치를 지킨 것이다.
앨릭스 퍼거슨 감독은 이날 4-3-3 포메이션으로 리옹을 맞았다. 웨인 루니를 축으로 루이스 나니-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리톱’을 이뤘다. 골을 넣어줘야 하는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이번 시즌 정규리그 19위 풀럼을 상대로 1골 밖에 기록하지 못한 박지성이 설 자리는 없었다. 안데르손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고 더블 볼란치에 가까운 두터운 수비로 거친 상대를 제압한 중앙 쪽에도 박지성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경기 뒤 박지성은 “로테이션 정책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결과 역시 좋게 나와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함께 좌우 날개 백업 멤버로 뛰던 대런 플레처한테도 자리 싸움에 밀린 부분은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박지성은 지난해 3월 릴(프랑스)과의 경기에 교체 투입된 뒤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2003~2004 시즌 뒤 4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출장 기록도 끊어질 위기다.
맨유는 전반 41분 ‘에이스’ 호날두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호날두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해 30경기 만에 30골째를 기록했고,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 양쪽에서 동시 득점 선두에 오르는 괴력을 과시했다. 맨유는 11년 전 유벤투스(이탈리아)가 세운 챔피언스리그 10경기 연속 안방 불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바르셀로나(스페인)와 아스널(잉글랜드)도 각각 셀틱(스코틀랜드), AC밀란(이탈리아)을 꺾고 8강에 진출했고, 세계축구의 떠오르는 강자 페네르바체(터키)는 승부차기(3-2승) 접전 끝에 세비야FC를 누르고 16강을 통과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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