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베컴(32·LA 갤럭시). 사진 AP연합
12년 걸려…역대 잉글랜드 대표팀서 4명뿐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선 초창기에 유니폼으로 편을 구분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당시엔 우리편과 상대팀을 가르기 위해 모자를 썼다. 그래서 영국에선 지금도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하는 걸 ‘모자를 쓴다’(cap)고 한다. 데이비드 베컴(32·LA 갤럭시)이 12년여 만에 100번째 모자를 쓰게 될 전망이다.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은 26일(한국시각) “베컴이 내일 열리는 프랑스와 친선경기에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펠로 감독은 베컴의 선발출장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지만 “베컴을 미국에서 불러와 경기에 뛰지 않게 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며 “베컴은 대표팀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을 잘 알고 있다. 여러 측면에서 (다른 선수들과) 차이점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1살 때이던 1996년 프랑스월드컵 예선 몰도바와 경기에서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베컴이 오는 5월2일 33살이 되는 만큼, 이날 경기에 출전이 성사되면 100경기 출장 대기록을 달성하기까지 12년여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잉글랜드대표팀에서 꾸준한 기량으로 100경기 이상 출장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역대 잉글랜드대표팀을 통틀어도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장 선수는 보비 찰턴(106경기) 보비 무어(108경기) 빌리 라이트(105경기) 피터 쉴턴(125경기·골키퍼) 등 4명 밖에 없고, 이들은 하나같이 잉글랜드 축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대선수들이다.
카펠로 감독도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100경기 이상 출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 달성한 선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베컴은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이제껏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고 베컴을 높게 평가했다. 카펠로 감독은 지난달 스위스와 평가전을 앞두고 체력문제를 들어 베컴을 대표팀에 소집하지 않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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