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 화나게한 FC서울
호루라기 /
“홈팬 서비스 이래도 되느냐” “시즌 티켓 끊으려 했는데, 다시 오기 싫다.”
FC서울을 응원하던 홈 팬들이 성난 목소리를 터뜨렸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8 삼성하우젠컵 경기에서 FC서울이 경기를 포기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세뇰 귀네슈 감독은 이날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0-2패)에 2진급 선수를 기용했다. 골키퍼 김병지를 비롯해 김진규(수비수) 이을용(미드필더) 박주영 정조국(공격수)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는 아예 엔트리에도 없었다.
당연히 경기내용이 떨어졌고, FC서울은 완패를 당하며 컵대회 2무3패로 A조 5위가 됐다. 1위 수원 삼성(4승1무)과 큰 격차를 보인다. 이대로 가면 조 2위까지 오르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사실상 어렵다.
FC서울이 컵대회에 애착을 보이지 않는 것은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주말 열리는 정규리그에서 우승하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보장되지만 컵대회에는 그런 혜택이 없다. 주중 야간경기라는 특성 때문에 방송중계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좋은 경기를 기대하며 경기장을 찾아간 팬들은 실망이 크다. FC서울이 이날까지 컵대회 다섯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것도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귀네슈 감독은 경기 뒤 “2군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부상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그럼에도 0-2 완패를 지켜보며 ‘정신차려! 서울’을 목청껏 외친 팬들의 심정도 헤아려야 한다. 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기 때문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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