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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영광이여, 다시 한번!

등록 2010-06-09 15:10

케이비(KB)금융그룹의 월드컵 광고(왼쪽)·삼성전자 파브 광고(오른쪽)
케이비(KB)금융그룹의 월드컵 광고(왼쪽)·삼성전자 파브 광고(오른쪽)
[한겨레 특집 | 남아공 월드컵 D-1] 마케팅 열전
광고 들여다보니

응원 등 ‘4강 신화’ 향수 자극
가전업계선 제품 성능 강조해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기업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다양한 광고에는 유난히 ‘향수’를 전면에 내건 경우가 많다. 대부분 2002년 월드컵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해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대표적인 게 바로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선보인 ‘당신의 레즈(REDs)는 어디 있습니까?’ 시리즈 광고다.

이 광고는 2002년 누구나 한 번쯤은 입고 환호했을 만한 붉은색 티셔츠를 소재로 삼았다.

걸레로 쓰이거나 아무렇게나 버려진 붉은색 티셔츠에 담긴 8년 전의 열정과 환호를 다시 한번 살려내자는 내용으로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공식 후원사 자격을 얻어 월드컵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대·기아차는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광고를 내세워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는 피겨여왕 김연아와 빅뱅을 광고 모델로 등장시켜 스마트폰 응원 애플리케이션, 응원가와 안무 배우기, 샤우팅 응원댄스 유시시(UCC) 페스티벌 등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연아는 또 이승기와 함께 케이비(KB)금융그룹의 월드컵 광고(왼쪽 사진)에서도 ‘스마일 보이’라는 노래를 불러 인기를 끌고 있다. ‘상철아 애들 모아라’라는 티저 광고로 호기심을 자극했던 케이티(KT)는 2002년 영광의 주역들로 이뤄진 ‘황선홍 밴드’를 내세웠다.

단지 이미지와 과거의 감동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 성능을 뽐내기 위해 월드컵을 적극 활용하는 데는 가전업계가 앞장서고 있다.

삼성전자 파브는 이번 월드컵을 3차원(3D) 텔레비전 마케팅의 최적 경로로 활용하고 있다. 월드컵을 겨냥한 최신 광고(오른쪽)에서는 안방에 앉아서도 한국팀 주장 박지성 선수와 함께 경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파브 광고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이노션의 윤태식 기획팀장은 “다른 브랜드나 기업들이 모두 ‘응원’을 콘셉트로 가져가는 것과 달리 차별화해, 제품의 특성과 핵심 가치를 제시해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광고를 만드는 데 역점을 뒀다”며 “실제 월드컵이 가까워질수록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 등의 영향으로 판매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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