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월드컵 5경기 연속 무실점 ‘타이 기록’
스페인, 19번 대결 ‘첫패’…A매치 12연승 끝
스페인, 19번 대결 ‘첫패’…A매치 12연승 끝
현재까지 남아공월드컵 최대 이변으로 기록된 17일(한국시각) H조 스위스와 스페인의 대결은 승패만큼이나 기록에서도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스위스는 월드컵 무실점 관련 기록을 이어간 반면 스페인은 각종 연승·무패 기록이 페르난드스의 한방에 무너졌다.
스페인과 스위스는 슈팅수에서 24(유효슈팅 8)-8(유효슈팅 3)이었으나 오히려 득점은 0-1이었다. 여기에서 나타나듯, 스위스는 스페인의 파상공세를 빈틈없는 빗장수비로 걸어잠가 월드컵 본선 사상 최다인 5경기 연속 무실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스위스는 1994년 미국월드컵 16강에서 스페인에 0-3으로 져 탈락할 때만 해도 수비가 그리 강한 팀이 아니었다. 그러나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G조에서 프랑스와 0-0으로 비긴 뒤 토고와 한국을 각각 2-0으로 물리쳐 완벽한 수비를 자랑했다. 2승1무,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스위스는 16강전에서도 우크라이나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아깝게 졌다. 하지만 무실점 행진은 4경기째 이어갈 수 있었다. 스위스는 21일 칠레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실점 없이 막을 경우 이탈리아가 1990년 미국 대회에서 세운 5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넘어선다.
스위스는 또 월드컵 본선에서 484분 무실점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이 부문에서는 이탈리아(550분)와 잉글랜드(501분)에 이어 3위다. 만약 칠레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21분 이후에 실점하면 이 기록도 깬다.
반면 스페인은 A매치 연승 행진을 ‘12’에서 멈춰야 했다. 2006년 11월부터 A매치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스페인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에서 미국에 덜미를 잡히며 35연승 행진을 마감했고, 이후 다시 연승 가도를 달렸다. 또 2006년 이후 유럽팀과 경기에서 37경기 연속 이어가던 무패 기록에도 마침표를 찍었고,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7연승 행진도 끝냈다. 스위스와의 역대 전적 18전 무패(15승3무)를 자랑하던 스페인으로서는 이래저래 뼈아픈 패배였다.
스위스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위스 일간지 <20 미누텐>은 기사 제목을 “이제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뽑았고, 일간 <타게스안차이거>는 “스위스가 이제 월드컵 최장시간 무실점 기록을 깰 차례”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일간지 <블리크>는 독일 출신인 오트마어 히츠펠트(61) 대표팀 감독과 관련해 “그가 스위스 대표팀을 맡게 된 것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며 “그에게 스위스 여권을 선사하라!”고 썼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